![]() 배운성 작 가족도.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
![]() 이중섭 작 해초와 아이들.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
제4전시실에서는 ‘우아와 아름다움의 세계’라는 주제로, 아름다움과 미술, 시각적 이미지와 예술과의 관계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회화는 생명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화한 것”이라고 정의한 오지호의 작품들과 1930년대 시인 이상의 절친이면서 당시로는 급진적인 형식의 작품들로 파격을 선보였던 구본웅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제5전시실에서는 ‘이성과 합리, 이상향’이라는 주제로, 글로벌하게 재편되는 정신의 역사에 민감하게 반응한 작가들을 살핀다. 이성주의, 합리주의는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삶의 지배원리로 작동하고 있는데, 이 섹션의 작가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합리적 사고방식을 체화했다. 김환기의 1950년대 반구상의 작품부터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 준 ‘점화’ 시리즈까지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을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독특한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유영국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제6전시실에서는 ‘정체성과 삶’이라는 주제로, 자심의 신념과 공동체의 가치 형성을 작품 세계를 투영했던 작가들을 살핀다. 오윤의 ‘팔엽일화’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인물의 간결한 동작들로만 표현해 조형성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배운성의 ‘가족도’는 서양의 기법과 형식을 빌려와 조선의 마음을 담아낸 수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고석의 ‘설악 울산바위’를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산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캔버스에 강렬한 색과 함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설악 울산바위’는 1994년 제작한 유화 작품으로, 노란색의 대비와 함께 원경의 울산바위에서 보이는 강렬한 붓터치가 특징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서울 명륜동의 ‘고석 공간’에 유족들이 보존하고 있었는데, 이번 광주시립미술관의 ‘한국미술명작’전을 맞아 최초 공개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널리 알려진 작가와 작품이 중심이 된 전시다. 여러 공립미술관의 ‘이건희 컬렉션’으로 공개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작품을 20여점 이상 선보이고 가나문화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는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들도 전시작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