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연간어획량 할당 제도 단속 ‘전무’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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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홍어 연간어획량 할당 제도 단속 ‘전무’ 보완 시급
어획 제한 서해안 전역 시행 1년 적발‘0’
금어기 해제 7월 신규 제도 발표
조업방식규제 미흡한 규제 보완을
  • 입력 : 2024. 06.27(목) 10:51
  • 글·사진 신안=홍일갑 기자
신안 흑산도 어민들이 홍어를 잡아 올리고 있다.
홍어 총허용어획량 제도(TAC·어업인 스스로가 특정 어종 또는 어종군에 대해 연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을 정하는 제도)가 전북 군산 등 서해안 전역까지 시행된지 1년째이지만 단속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TAC제도를 위반한 어선이 2~3대의 어선과 연대해 초과 물량을 나눠 도주하는 등 단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홍어 금어기가 끝나는 7월15일 이후 신규 TAC 제도 발표를 앞두고 신안 흑산 어민들은 조업방식 규제 강화와 불법어구가 근절돼도록 TAC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안군에서는 흑산 홍어의 명성이 유지되도록 생산이력제와 홍어를 능숙하게 손질할 수 있는 썰기 기술자를 교육해 어가 소득 보탬에 주력하고 있다.

신안군은 어민단체 등 의견청취를 통한 애로사항을 수렴해 TAC제도가 보완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

신안 흑산도 어민이 홍어잡이에 사용하는 주낙을 정리 하고 있다. 흑산도에서 홍어를 기반으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주민은 2300여명에 달한다
●홍어 어획량 단속 ‘0’

해양수산부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홍어 포획량을 제한하는 제도인 총허용어획량·TAC 제도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중인 가운데 TAC를 위반한 단속 건수가 한건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TAC 제도 적용 기간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로 연간 총어획량을 3668톤으로 정해 시·도 배정 물량은 전북 1351톤으로 가장 많고 전남 731톤, 충남 729톤, 인천 251톤, 경남 81톤, 부산 64톤, 제주 33톤 순이다.

TAC 위반 단속이 한건도 없는 점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 관계자는 “단속이 시작되면 포획량을 초과한 어선에 실린 홍어를 2~3대의 어선들이 물량을 나눠 도주하는 경우가 있어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홍어 금어기는 오는 7월15일까지로 금어기가 해제된 이후 신안, 전북 군산 등 지역별 어획량을 규정짓는 올해 신규 TAC제도가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TAC 발표를 앞두고 지역 어민단체에서는 조업방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안 흑산 어민들은 주낙방식으로 홍어를 잡고 있으나 타 지역 홍어 조업선들은 유자망으로 조업을 하고 있어 조업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유자망 조업방식은 어군이 이동하는 길목이나 어군이 조성된 수역에 그물을 수직방향으로 펼쳐서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게 해 잡는 어로 방식이다. 어종 길이, 넓이 등 포괄적으로 조업활동을 할 수 있는 그물을 뜻한다.

일부 어선들의 경우 유자망을 변형시켜 촘촘한 그물을 사용해 새끼·치어가 빠져나가지못해 그물에 감겨죽으면 통발 미끼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어 유통·판매를 하고 있는 안현주씨는 “흑산 홍어조업인들은 긴 줄에 낚싯바늘을 중간중간 매달아 미끼를 끼우지 않은 주낙 방식으로 홍어를 잡고 있고 조업기준 43㎝이하인 경우 방류하고 있다”며 “타 지역 군산, 태안 등에서는 유자망 그물을 사용해 홍어를 잡고 있다. 홍어 길이가 43㎝이하인 경우 포획을 해서는 안되지만 유자망을 사용하면 포괄적으로 홍어새끼·치어까지 무분별하게 잡히게돼 홍어 자원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안 흑산도에서 유통, 주낙 수선·관리 등 홍어를 기반으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주민은 2300여명으로 홍어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300~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지역 어민단체는 신안 흑산 홍어 위상 제고를 위해 TAC제도 보완을 피력했다.

이상수 신안군홍어협회장은 “일부 어민들이 TAC 제도를 지키지 않고 불법 어구까지 사용해 홍어 유통·생태계 시장을 훼손하고 있다”며 “TAC 제도를 확대 시행한지 1년째인데도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다. 미비한 제도를 보완해 모두가 공정히 어업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안 흑산도에 조성된 홍어 음식점 거리. 홍어 조업 유통 등 홍어를 기반으 발생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300~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어민단체 의견수렴 TAC 보완 적극 건의

신안군에서는 흑산 홍어 위상 제고를 위해 지난 2009년 10월부터 생산일자, 조업어선, 암수구별, 중량 등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생산이력제를 시행하고 있다.

흑산홍어가 지속적으로 소비되면서 기존 통째로 팔던 홍어를 소비자들이 먹기 좋게 손질해 판매하기 위해 홍어 썰기 기술자도 양성하고 있다.

홍어 썰기 기술자가 되면 홍어 썰기 비용으로 마리당 2~3만원을 받아 한해 7000~8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신안군은 2019년 홍어 썰기 학교를 개설해 홍어 손질·숙성, 포장법 등을 교육해 총 47명의 기술자를 배출해 냈다.

신안군은 지역 어민단체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해 해양수산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이화영 신안군 해양수산과장은 “흑산도 어민들 절반 이상이 홍어잡이를 생업으로 하고 있어 중요한 자산이다”며 “홍어협회 등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등을 수렴해 TAC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에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신안=홍일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