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홍어 세계화' 남도의 자긍심 높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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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홍어 세계화' 남도의 자긍심 높일 기회다
‘홍어 문화’ 유네스코 등재 추진
  • 입력 : 2024. 06.16(일) 16:30
신안군과 목포시, 나주시가 손을 맞잡고 토속음식 ‘홍어 식문화’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신안군은 지난 13일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박홍률 목포시장과 윤병태 나주시장, 박우량 신안군수가 참여한 가운데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홍어잡이, 유통, 음식 등 홍어 식문화를 대표하는 지역 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가무형유산(공동체 종목) 지정을 위한 자료 공유와 학술연구 등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에 적극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의 바다에서 서식하는 홍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조선후기 문순득의 표류기록 등에서 확인될 정도로 전통시대부터 식품으로 섭취한 어류이다. “잔칫집에 홍어 없으면 잔치를 다시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홍어 식문화는 호남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신안과 나주는 식힌 홍어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과거 신안 영산도에서 나주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다. 이때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항아리 속에서 푹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는 데다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어 숙성 홍어가 영산포에 정착했다는 유래다. 매년 홍어 식문화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올해로 나주는 20회째, 신안은 10회째 각각 홍어 축제를 해오며 홍어 음식의 대중화에 이바지해왔다.

우리의 홍어 식문화는 선사시대부터 오랜 기간 이뤄졌고, 특히 삭힌 홍어는 우리나라 고유의 특수성을 갖고 있다. 한국의 특수한 홍어 식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보전하기 위해 신안군, 목포시, 나주시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기대감이 크다. 어민과 홍어 식문화를 창조해온 명인, 홍어를 사랑하는 주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홍어식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다면 전라도 식문화의 본류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적 자긍식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