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광장·박안수>농산물 가격에 대한 불편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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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광장·박안수>농산물 가격에 대한 불편한 오해
박안수 남광주농협 사외이사·경제학박사
  • 입력 : 2024. 06.24(월) 17:57
박안수 남광주농협 사외이사·경제학박사
지금 남도 들녘에서는 보리와 우리 밀을 수확하고 모내기와 마늘·양파 수확도 한창이다.

그렇지만 지난해 생산된 쌀 재고가 많아 시중 쌀값은 19만원(80㎏ 기준)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해서 농업인과 생산자단체에서는 최소 15만톤 이상을 시장에서 격리하거나 별도 소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사과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량 30%이상 감산되어 실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금까지도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로 대파, 양배추, 배추 등도 가격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적으로는 냉해와 이상기후 현상으로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커피원두, 코코아, 올리브유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나 우리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마늘·양파의 경우 지난 겨울철 고온현상, 잦은 강우, 일조량 감소 등 이상기후로 인한 생육장애와 병해가 심해 출하량 감산이 예상되고 벌마늘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전라남도 등 행정당국에서는 일정부분 가격을 보전할 계획이며 농업재해로 인정하고자 피해조사에 나섰는데 지난해 농업재해보험금으로 무려 1497억 원을 지급하였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이런 상황의 발생빈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은 자명한 일이다.

경제원론에서 모든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곡선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이 형성된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즉,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고, 역으로 공급이 적으면 가격 오름이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다.

농업경제에서는 산업의 특정상 농업의 발전이 대체로 공업보다 느리기 때문에 공업자본가는 경제·정치적으로 우세한 그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공산물의 가격을 인상하고 농산물의 가격을 낮은 수준에 묶어 둘 수가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독점자본은 상품의 생산과 유통의 대부분을 지배하여 자신의 공산품에 독점 이윤을 부과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한편, 농업생산자들의 고립분산성을 이용하여 생산가격 이하로 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농·공업 간의 격차를 확대시켜 그 차이가 마치 가위모형을 하고 있다는 협상가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은 농산물의 특성상 지역과 품목 그리고 계절적으로 등고가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일례로 열무 가격이 1개월 전 농산물공판장 경락가격이 7000~8000원에 거래되었으나 최근 15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포장비와 운송비마저 충당하지 못했다는 생산농가의 한숨이다.

흔히들 산지에서 노지배추 한포기에 천원이라고 가정하면 최종소비지에서는 그 몇 배에 해당되는 몇 천원에 거래되고 있어 생산농가는 크게 이익은 없지만 관련 유통업자가 폭리를 취한다고들 한다.

맞는 말일 수 도 있지만 농산물의 대량출하의 경우 일부품목의 계약재배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농산물은 ‘밭떼기’ 라는 포전매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농산물이 식재된 밭에서는 1000원에 매매계약이 형성되면 이후 출하에 필요한 인건비, 유통비용, 기타 부수적인 비용을 감안하면 때로는 몇 배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농업에도 많은 부문 기계화와 스마트농업으로 발전되었지만 미맥(米麥)을 제외하고는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는데 40세이하 농업경영주가 1만명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노동자에게 의존하는 현실이다.

통계청에서는 지난해 농가표본을 일부 조정한 후 농가소득을 5082만원으로 내놓았다.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었다고 하나 농사를 지어 얻는 농업소득은 겨우 1114만원으로 농업소득률은 아직도 30%를 넘지 못한 실정이며 한우 한마리를 키워 파는데 127만원이 손해라고 발표했다.

간혹, 소비자물가 상승원인을 농산물가격에서 찾는 여론이 있는데 식량자급률이 50%를 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작금의 소비 척도로 볼 수 있는 유명커피숍 커피한잔가격과 환산해 보면 좋겠다.

농산물의 생산·유통에 좀 더 많은 이해가 요구되며 품질과 가격을 신뢰할 수 있는 지자체와 농협에서 운영한 로컬 푸드(local food)를 이용하는 것도 슬기로운 농산물구입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