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광주·전남 산단이 휘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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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코로나 후유증… 광주·전남 산단이 휘청인다
2년새 광주 61곳 휴·폐업||‘팬데믹’ 중소기업 치명타||“인력난에 수출길도 막혀 ||제조인력 확보 등 대책을”
  • 입력 : 2022. 06.23(목) 17:46
  • 최황지 기자
광주 A산단의 한 전자부품공장이 휴·폐업으로 삭막한 모습이다.
23일 광주 하남일반산업단지의 한 전자제품 부품 공장의 입구는 굳게 닫혔고 정수처분(급수정지) 고지서가 나부끼고 있었다. 지난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10개월간 밀린 수도요금 약 130만원을 가량을 납부하란 명령장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사업난 때문에 공장을 갑자기 폐쇄하는 등의 이유로 대표가 연락이 두절돼 부득이하게 정수처분 고지서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지역 산단의 중소 공장들이 코로나19로 장기화된 시름을 견디지 못하고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의 또다른 산단인 평동산단도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평동산단에선 휴업이 아닌 부도로 부지를 매매한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평동산단의 A 공인중개사 소장은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을 견디지 못한 자동차 부품공장들이 최근 3건이나 부도가 나서 부지를 매매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막힌 수출길, 인력난의 이중고가 산단 내 중소기업에게 치명타가 됐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산단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광주내 산단 내 휴업을 신고한 공장은 총 47곳으로 최근 4년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동산단에서만 25곳이 휴업했고 하남산단 18곳, 소촌산단 4곳이 각각 공장 운영을 멈췄다.

휴업 공장수는 코로나19의 국내 감염이 시작된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팬데믹 직전 해인 2019년 전체 산단 중 8곳(본촌산단 7곳·하남산단 1곳)이 휴업했지만 2020년 14곳(본촌산단 12곳·하남산단 2곳 등), 지난해 47곳으로 총 다섯 배 이상 늘어났다.

사실상 산단관리공단에 휴·폐업을 신고한 건수만 집계된 것으로 미신고 휴·폐업 공장은 더 많을 것이란 예측이다. 광산구청의 한 관계자는 "휴·폐업의 경우 국세청과 관리기관에 신고해야 하지만 대부분 이를 미룬 뒤 세금 고지서가 나올 때쯤 신고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내 산단도 코로나19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전남의 조선업 산단인 영암 대불국가산단은 지난 2019년과 비교해 가동률과 고용인원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 2019년 가동률 89%, 고용인원 7070명에서 지난해말엔 가동률 86%, 고용인원 6736명으로 하락했다.

대불산단 조선업계는 조선업 수주 물량 반등에도 불구 '극심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인력 공급이 끊기면서 물량 확보에도 인력이 없어 공장이 멈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불산단 입주기업인 김병수 다온산업 대표는 "대불 내 중소기업들은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공장마다 인력을 빼가서 충원하고 다른 공장가서 땜빵떼우기식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이후 대기업·중견기업은 수출 회복세지만 중소기업은 '코로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다. 진형석 광주전남무역협회 팀장은 "미국발 금리인상 등 수출에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황지·김진영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