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붕괴 후폭풍…HDC현산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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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아파트 붕괴 후폭풍…HDC현산 '사면초가'
운암3구역 HDC현산과 계약 취소 추진||광주시·시민단체도 '지역 퇴출' 목소리
  • 입력 : 2022. 01.14(금) 18:34
  • 정성현 기자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지난해 6월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붕괴사고 이후 7개월 만에 또 다시 붕괴 사고를 내면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졌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39층 콘크리트 타설 중 23~38층 일부 구조물이 붕괴해 무너졌다. 이 사고로 1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업자 6명은 실종됐다.

이에,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조합은 시공사 컨소시엄 주체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현산과의 계약 취소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운암3단지는 현대산업개발·GS건설·한화건설 3사가 수주한 재건축 사업지(총 3214가구)로, 현재 철거까지 완료돼 오는 3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조합 측은 "학동 참사에 이어 서구 화정아이파크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조합원들의 계약 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붕괴사고는 부실 공사 의혹까지 제기돼 신뢰를 갖고 사업을 함께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통보했다.

조합 측은 향후 조합원들에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시공 계약 해지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판단되면 정식 조합 총회를 개최해 시공 계약 해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총회를 지자체에서 허가해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총회를 열어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학동4구역 조합 내에서도 계약해지 요구 의견이 나왔다.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단체 채팅방이나 전화를 통해 '이제라도 시공사를 바꿔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의견을 수렴하고는 있지만, 아직 조합 집행부에서 시공사 변경 논의 등 착수·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광주시를 비롯해, 시민단체에서도 '지역 퇴출'을 요구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사고현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광주시가 지역에서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일정기간 현산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현산이 광주에서 진행 중인 전체 건축건설 공사에 대해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두 번째 조치다.

광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학동참사 시민대책위는 "안전을 도외시한 채 공사 기간 단축에만 몰두해 사고가 난 것"이라며 "시민은 현산의 불법과 비리의 희생양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 냈다.

대책위는 오는 17일에도 현산의 미온적인 수습을 강도 높게 비판 할 예정이다.

한편, 현산이 시공을 맡은 △화정 아이파크 △운암3단지 △학동4구역 △계림 아이파크SK뷰 중 계림 아이파크SK뷰는 안전진단을 진행한다. 이곳은 올해 7월 완공을 앞두고 내부 공사만 남은 상태로, 진단 결과에 따라 추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 전해졌다.

이 사업장에서는 '아이파크' 브랜드 신뢰 하락을 이유로, '계림 SK뷰'로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