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비호감 선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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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역대급 비호감 선거 '상처'
최황지 정치부 기자
  • 입력 : 2022. 01.04(화) 17:45
  • 최황지 기자
"집단학살범이 공이 있다고 발언을 하니 개인적으로는 너무 실망입니다. 표를 의식한 발언이지 않았을까요. 참 누굴 뽑아야 할 지…."

11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전두환 옹호' 망언 후 사과한다며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을때 하얀 소복을 입은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은 참배단 앞을 막았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전두환에 대한 대선후보의 '학살자 옹호'에 오월어머니들은 감출 수 없는 분노를 굳은 표정으로 표출했다. 현장에는 '계란을 던지지 맙시다', '욕을 하지 맙시다'라는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곳곳에 보였다. 과잉 대응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까 염려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침묵 운동이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 후 꼬박 두 달 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북을 찾아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는 발언을 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해당 뉴스는 빠르게 공유됐고, 오월어머니회 등 5·18단체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에 와서 전씨의 비석을 보란듯이 밟았던 이 후보의 언행불일치는 오월단체에게 비수가 돼 꽂혔다.

당시 5·18관계자는 "광주가선 이말, 저기가선 저말, 얄팍한 표 계산은 마땅하지 않다"고 언성을 높였다.

리더의 자질은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욕망과 표심에 송두리째 흔들리는 사람이 아닌, 신념을 갖춘 리더가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원칙, 공정, 상식이란 시대의 슬로건 아래, 뚜렷한 신념으로 행보하는 후보는 없어보인다. '일관성 없는 족적'은 공동체에 상처를 내고 국민 통합형 리더인가 하는 질문에는 진한 물음표가 남는다.

오는 3월9일 대한민국호를 이끌 리더를 뽑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두고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자조적인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장기적인 슬럼프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희망과 미래를 제시하는 후보보다 각종 네거티브로 진흙탕 싸움에 혈안이 된 후보들 때문이다.

3월9일 투표장을 향할 국민들에게 '극한직업 유권자'라는 말도 붙었다. 득표를 위해 소신을 던져버린 두 대선 후보 모습에 국민 모두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이다.

정치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무응답'이 늘어나고 있고, 후보 교체론도 흘러나온다. 올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의 해지만 국민들의 피로도는 겹겹이 쌓이고 있다.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더욱 무거울 것 같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