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선의 남도인문학>섬미 많은 남도, 바다물고기 잡는 방법도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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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 인문학
이윤선의 남도인문학>섬미 많은 남도, 바다물고기 잡는 방법도 다양
■어구어법 ||돌담 쌓아 조석 이용한 '돌석'||들어서 옮긴다고 해서 '들짱'||새우를 잡는다고 해서'젓뚝'||조수간만에 의한 '개맥이'
  • 입력 : 2021. 07.08(목) 15:19
  • 편집에디터

서남해안 어업권역 분류도-해양수산부, 한국의 해양문화(서남해역 하), 2003

어구어법(漁具漁法)이란 무엇인가

남도는 전래적으로 바다물고기 잡는 방법(漁撈)들이 다양했다. 우리나라 섬의 2/3를 보유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이 방식들은 크게 어로 장치를 포함한 어구(漁具)와 그것을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 어법(漁法)으로 나 눌 수 있다. 어로장치 혹은 어구의 경우, '독살(돌살)'처럼 오늘날까지 전해 오는 것도 있고, 나무줄기나 면사를 이용해서 만든 그물처럼 오래 전에 없어져버린 것도 있다. 어법의 경우, 맨손어법처럼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고, 어구와 함께 없어져 버린 것도 있다. 이것은 고정형 전래어로가 일반적으로 조류간만과 지형을 이용한 어로방법에 한정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형과 조류간만의 차를 뛰어넘는 어로기술의 보급이 이루어지면서 전래의 어로방법은 급속하게 사라져버렸다는 뜻이다.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용어들이긴 하지만 남도 즉 서남해지역 어구어법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두기로 한다. 남도 현장에서 호명하던 이름들이고 또 어획의 방식이었기 때문에 아카이빙삼아 갈무리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정보는 내가 참여하여 작성한 해양수산부 <한국의 해양문화>(나승만, 2002)에 풀어 설명했으며, 졸고(이윤선, '도서문화', 2005)에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말로 우리 어업 이해하기라고나 할까. 잊어버린 지역 언어를 환기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취부와 임통이 있는 어살, 農商工部水産局, 『韓國水産誌 1』, 1908/2001)

고군산군도 어업권

이 해역에서는 어살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그물 어업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어구 외에도 풍선배를 중심으로 한 주벅배 어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던 지역이기도 하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광활한 갯벌지역의 패류어업도 성행했던 지역이다. 분석의 편이를 위해 이곳을 1권역으로 정하고 각각의 항목에 번호를 붙여두었는데 오늘은 키워드만 소개하기로 한다. 주목망은 큰 기둥을 그물 앞에 세우고 조업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 주목망이라고 부르는 그물과는 다른 형태이다. 주목망(柱木網)은 자루 모양의 어망을 나무 지주 및 닻으로 고정시켜 밀물과 썰물에 따라 움직이는 고기를 포획하는 방식이다. 비사리 그물은 안강망 형식의 그물인데, 비사리 나무로 그물재료를 사용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물 입구에 장치된 기둥이 있으므로 주목망과 같은 형태이다. 낭장망은 원추형 자루그물과 날개그물, 그리고 닻줄로 구성된 고정형 그물로 물살이 센 곳에 설치해 놓고 물살을 따라 들어간 멸치를 잡는다. 덤장은 개펄에 마장(말뚝)을 박아 매는 일종의 정치망으로, V자 형태로 매는 것을 한틀이라 하고, W자 형태로 매는 것을 겹틀이라 한다, 대개 V자의 중앙 지점에 어취부(魚取部) 혹은 임통이 설치된다. 이각망/삼각망은 덤장 형식이다. 어취부 혹은 임통이 두개 있으면 이각망이라 하고, 세 개 있으면 삼각망이라 한다. 어취부 없이 임통만 있는 경우도 있다. 유인그물을 포함해 개펄에 고정하는 어장 어업이다. 어살은 대나무나 갈대, 싸리 등으로 엮은 발을 중앙의 어취부와 임통(袵桶, 들망)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세워,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양 날개에 걸려 나가지 못하고 중앙 임통으로 들어가게 하는 형태로 설치하는 정치망이다. 독살은 돌담을 쌓아 바닷물의 조석을 이용해 어획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위도칠산 어업권

제2권역으로 묶은 이곳은 전북지역인 고창과 전남지역인 영광, 함평을 동일해역으로 묶은 곳이다. 조기잡이가 성행했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정형 외에도 굴채취업, 갯지렁이 채취업, 바지락 채취업, '사달' 등이 있고, 김양식, 염막(벌막), 농어주낙, 낙지주낙 등이 있다. 살막이는 1권역의 어살과 비슷한 형태의 조업 방식인데, 말목을 소나무로 사용하고 그물은 면사나 새끼줄, 대나무 등을 사용했다. 주로 ㄱ자형으로 설치한다. 버커리살(야달매기)은 원래 죽방렴의 형태에서 출발하였으나, 최소 500m 이상 자망의 형태로 고정시키는 어법이다. 대나무살에서 면사그물로 바뀌면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그물코가 큰 것을 야달매기라 하고 그물코가 작은 것을 버커리살이라 한다. 대맥이는 통상 개막이 혹은 개맥이라고 부르는 조업방식을 말한다. 억새살이 보편화된 지역으로, 억새살을 개맥이라 부르는 것과 변별성을 갖기 위해 대맥이로 부른다. 개맥이는 조간대 지역에서 소나무 등의 말목을 박고 그물을 둘러쳐 조수간만에 의해 고기를 잡는 어법이다. 덤장은 직각으로 두 개의 유인그물인 질그물을 놓고 가운데에 어취부 및 임통을 설치하여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어획하는 어법이다. 고개미살은 V자형으로 만든 그물로, 가운데 쪽에 '쑹생이'라는 임통올 두어 어획하는 방식이다. 그물통 부분을 포망 혹은 갈포그물이라 부른다. 억새(갈대)살은 억새로 발을 엮어서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조간대의 개옹(물골) 지역에 V자형으로 설치한다. 개매기살은 억새살과 동일하나 같은 자리에서 한두 번 정도의 물때를 보고 철수한다. 들어서 옮긴다고 해서 '들짱'이라 하고 새우를 잡는다고 해서 '젓뚝'이라고도 한다. 장어얼은 내륙쪽으로 들어 온 강어귀에 돌무더기를 쌓아 장어가 모이면 돌무더기를 들어내고 잡는 방식이다. 장어집게를 쓰기도 하고 임통이 있는 그물을 쓰기도 한다. 독살은 다른 권역의 일반적인 독살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쑤기통(임통)이 설치된 것과 설치되지 않은 종류들이 있다. 목포를 중심으로 한 다도해어업권과 득량/여자만 어업권은 차후 기회를 봐서 소개하기로 하겠다.

어취부(魚取部), 날개그물, 질그물이 있는 어살, 農商工部水産局, 『韓國水産誌 1』, 1908/2001)

남도인문학팁

어살권과 대발권이란 무엇인가

서남해는 서해와 남해의 교차권역을 말한다, 통상 서남해지역 혹은 서남해역이라고 구분 짓는 예에 근거한 설정이다, 대개 서해 혹은 남해가 방위적 구분이 뚜렷한 데 비해 권역설정이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목포를 중심으로 한 다도해 권역이 중심이 되는 셈이다. 광의적 의미로는 전라도를, 협의적 의미로는 전남만을 가리킨다고 하겠다. 서남해는 다시 어살권과 대발권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의 '어살권'과 '대발권'의 권역 설정은 아직 학계의 검증단계를 거치 지는 않았다. 이것은 『한국의 해양문화』에서 내가 최초로 시도한 구분이다. 영광군 백수읍을 기준으로 하여 전북 이북쪽은 망어업을 '살'로 지칭하고, 전남 이남쪽은 '발'로 지칭하는 것을 전제로 나눈 방법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해태양식 그물에 대해서 백수읍 이북쪽은 '김살'이라고 하고 백수읍 이남쪽은 '김발'이라고 하는 점 등을 고려한 설정이다. 여기서 어살권과 대발권의 경계를 영광군으로 설정하는 까닭에, 각각 전북해역과 전남해역으로 지칭해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 이들 해역은 다시 네 개의 권역으로 나눠진다. 『한국의 해양문화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