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기립 성공…'우주 코리아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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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누리호 기립 성공…'우주 코리아 시대' 성큼
최원우 전남취재부 기자
  • 입력 : 2021. 06.09(수) 13:56
  • 최원우 기자
최원우 전남취재부 기자
전 세계가 우주 열풍에 휩싸여 있다. 각국이 우주산업에 도전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도 세계 우주 강국 반열에 오르기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얘기다. 지난 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 인증시험장을 찾았다. 발사대 시험과 동시에 누리호의 첫 모습이 공개된 날이기도 하다.

조립동 문이 열리며 세상 밖으로 나온 누리호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발사대에 서서히 기립하는 장면은 설레임이었다. 현장에서 지켜보던 취재진들 역시 감탄사를 연발했다. 흡사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하는 유명 연예인 같았다.

1시간 20분. 누리호를 실은 트랜스포터가 1.8㎞ 떨어진 발사대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동 중 진동을 줄이기 위해 사람이 걷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1.5㎞로 이송됐다. 발사대에 도착한 누리호는 기립하는데까지 2시간정도가 더 소요됐다. 관계자들은 선을 일일이 연결하고 호스를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작업자들과 취재진들에 둘러쌓인 누리호는 이 날만은 여느 유명인 부럽지 않은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주인공'이었다.

3시간이 지났을 무렵 누리호가 마침내 발사대에 기립하는 데 성공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쏫은 누리호는 당장이라도 지축을 박차고 불을 뿜으며 우주를 향해 날아갈 것만 같이 위풍 당당했다. 발사대 뒤편 산을 보니 '하늘과 우주를 향한 도전'이란 플래카드가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우뚝 선 누리호와 대비돼 만감이 교차했다. 어릴 적 '상상'으로만 그리던 인류가 우주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더는 상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상상이 '믿음'으로 바뀌는 순간, 다른 국가도 아닌 우리가 가진 과학 기술로 이뤄낸 결과물이란 생각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누리호는 몇가지 추가 시험을 진행한 뒤 오는 10월께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중대형 액체로켓 엔진을 보유하게 되며, 세계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누리호 발사는 한국의 우주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키'인 셈이다. 발사 준비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시험가동이 문제없이 진행됐던 것만 만큼 철저히 준비해 10월 우주를 향한 누리호의 발사가 성공하길 빈다. 우주시대를 열어 갈 '우주 코리아'를 향해서 말이다.

최원우 기자 wonwoo.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