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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주택가 자리잡은 공장, 주민과 '불편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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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 의회

도심·주택가 자리잡은 공장, 주민과 '불편한 동거'

담양 한솔제지·주민 갈등 최고조
도심 팽창… 기업 신규 투자 발목
LG화학나주공장 2천억 투자 불발
천문학적 비용 공장 이전도 난항

게재 2021-05-11 18:36:54
광주·전남 도심과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잡은 대형공장과 인근 주민과의 '불편한 동거'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솔페이퍼텍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담양군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한솔페이퍼텍(주) 폐쇄와 이전을 위한 환경대책연대 제공
광주·전남 도심과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잡은 대형공장과 인근 주민과의 '불편한 동거'로 인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한솔페이퍼텍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담양군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한솔페이퍼텍(주) 폐쇄와 이전을 위한 환경대책연대 제공

광주·전남 도심과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잡은 대형공장 탓에 인근 주민과 기업간의 '불편한 동거'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소음, 환경문제 발생에 따른 법적다툼에 이어 기업들의 신규투자에 큰 제약이 따르면서 주민과 기업 모두 '득보다 실'이 많은 모양새다. 갈등 해소와 지역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공장 이전'이 시급하지만 천문학적인 이전비용과 이전부지 물색도 쉽지않아 갈등 중재에 나선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담양군 등에 따르면 담양 대전면 면소재지에 위치한 제지회사인 한솔페이퍼텍 공장은 지역민과 늘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 1983년 대전면 주택가 인근에 공장을 가동한 후 여러 차례 공장주인이 바뀐 뒤, 2011년 한솔이 인수해 골판지를 생산하고 있다. 연 매출은 1000억원 안팎에 이른다. 그러나 공장 인근 300m 이내에 어린이집, 초·중학교, 노인정 등이 위치해 있어 주민과 업체간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대규모 집회를 열고 공장 폐쇄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한때 공장 이전을 두고 담양군과 주민, 업체 간 협상도 이뤄졌지만, 이전비용 선보상 등 문제와 행정소송으로 결국 결렬됐고,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업체가 부지 상당 부분을 '그린벨트' 개발 제한 구역에 신고나 허가 없이 건물을 지은 점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한솔 페이퍼텍 부지 안에서 55건의 위법 행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 내려진 시정 명령만 모두 29건인데, 18건에 대해서는 불복해 행정 소송이 진행중이다.

한솔페이퍼텍(주) 폐쇄와 이전을 위한 환경대책연대 서재충 사무국장은 "공장이 주택가와 인접해 악취와 소음, 폐수, 다이옥신 등으로 인근 주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주민들은 공장이 설립될 당시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전을 요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공장 부지 상당 부분이 개발제한 구역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도 부담이다. 생활권과 밀접해 주민반대가 크다보니 쉽사리 공장을 넓힐 수 없는 처지도 있다. LG화학 나주공장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2000억원대의 시설 투자를 추진했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쳐 결국 무산됐다.

LG화학 나주공장은 1962년 농경지였던 송월동 현재 부지에 14만2000평 규모로 설립됐다. 그간 세수 증대, 일자리 창출 분야 등에서 지역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나주시의 도심 팽창으로 공장이 원도심 중심부에 위치하는 기형적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최근에는 국내외 화학공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우려로 인해 시설 투자 무산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8년 LG화학은 대전에 있는 촉매공장에 연구소 기능을 더해 나주로 확장 이전하는 고부가 첨단소재 연구개발센터 건립 계획을 비롯해 2000억원대 시설 투자를 추진했다.

연구 인력 등 200여명의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화학공장 사고에 대한 우려로 나주시가 인허가를 미뤘고, 결국 투자 유치도 물거품이 됐다.

결국 나주시도 시민들이 생활 안전권과 건강·환경권 보장 측면에서 공장 이전 논의가 진행중이다.

결국 '공장 이전'이 최선책인 셈이지만 천문학전이 이전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체 부지 물색도 쉽지 않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도 인근 광주송정역이 지난 2015년 4월 KTX정차역으로 지정되고 인근 아파트 개발이 속속 이뤄지면서 역세권 금싸라기 땅이 됐다. 결국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KTX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면서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KTX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된 광주송정역 개발과 맞물려 이전을 서두르고 있지만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빛그린 국가산단과 광산구 평동 3차 산단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3년 째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창립 60주년 환갑을 맞은 지역 대표기업 금호타이어의 권역 내 이전을 고수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조속한 이전을 위해 합리적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