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단일후보 낙선'… 지역 정치권 민낯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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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호남 단일후보 낙선'… 지역 정치권 민낯 드러났다
중앙당 내 인지도 부족 ||초선·중진 등 진영 갈등||권리당원 "개혁완수 위해"
  • 입력 : 2021. 05.03(월) 17:30
  • 최황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서삼석 의원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여권 최대 텃밭인 광주·전남 국회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지역 정치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호남권 의원의 당 지도부 진출이 무산된데는 중앙 무대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지역 정치력 결집 부재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5·2전당대회에 출마한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이 호남 단일후보로 최고위원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서 의원은 황명선 논산시장을 제외하고 국회의원 중 최하위 득표율을 기록했고 지역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최고위원은 1인 2표제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한 명과 다른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경선 초반 호남 표만 일정 부분 결집하면 서 의원의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 지역별 분포는 호남 출신 수도권 인사들을 포함하면 호남지역이 전체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호남 단일후보'의 낙선은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먼저 서 의원이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약하다는 점이 주요했다.

투표 결과 '친문' 성향의 표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계파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서 의원이 불리했다는 것이다. 특히 투표율이 낮을수록 '주류 집단'이 유리한데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은 42.74%로 절반을 넘지 못하면서 친문 주류 세력에게 표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의 계파 간 양상도 도마에 올랐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각자도생으로 흩어지면서 호남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재 초선이 주류를 이루고 중진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선과 중진 간의 계파 간 양상이 뚜렷하다"며 "운동권과 비운동권 국회의원간의 보이지 않는 구도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고 전했다.

현재 광주·전남 18석 중 13명이 초선 의원으로 '호남 정치력' 약화가 현실화된 셈이다.

한편, 서 의원의 낙선을 두고 지역 권리당원들은 정치권의 지역성을 뛰어넘어 차기 정권재창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풀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인 성모(57·여)씨는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비주류를 선택한다면 당의 결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중앙에서 야당을 상대로 개혁의 목소리를 냈던 친문 주류 세력들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써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