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서삼석 의원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호남권 의원의 당 지도부 진출이 무산된데는 중앙 무대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지역 정치력 결집 부재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5·2전당대회에 출마한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이 호남 단일후보로 최고위원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서 의원은 황명선 논산시장을 제외하고 국회의원 중 최하위 득표율을 기록했고 지역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최고위원은 1인 2표제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한 명과 다른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다. 경선 초반 호남 표만 일정 부분 결집하면 서 의원의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 지역별 분포는 호남 출신 수도권 인사들을 포함하면 호남지역이 전체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호남 단일후보'의 낙선은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결과로 풀이된다. 먼저 서 의원이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약하다는 점이 주요했다.
투표 결과 '친문' 성향의 표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계파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서 의원이 불리했다는 것이다. 특히 투표율이 낮을수록 '주류 집단'이 유리한데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은 42.74%로 절반을 넘지 못하면서 친문 주류 세력에게 표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의 계파 간 양상도 도마에 올랐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각자도생으로 흩어지면서 호남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재 초선이 주류를 이루고 중진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선과 중진 간의 계파 간 양상이 뚜렷하다"며 "운동권과 비운동권 국회의원간의 보이지 않는 구도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고 전했다.
현재 광주·전남 18석 중 13명이 초선 의원으로 '호남 정치력' 약화가 현실화된 셈이다.
한편, 서 의원의 낙선을 두고 지역 권리당원들은 정치권의 지역성을 뛰어넘어 차기 정권재창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풀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인 성모(57·여)씨는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비주류를 선택한다면 당의 결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중앙에서 야당을 상대로 개혁의 목소리를 냈던 친문 주류 세력들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힘을 써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