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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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가슴 아픈 봄날
  • 입력 : 2021. 04.14(수) 16:14
  • 이용환 기자


"민간인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담았다. 이제 답을 내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지난 2018년 개봉된 영화 '그날 바다'에서 제작자로 참여한 김어준의 말이다. 영화는 세월호의 비극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답게 온통 질문 투성이였다. 6800톤에 가까운 거대한 세월호는 왜 그렇게 허망하게 침몰했는지. 476명의 탑승객 가운데 304명이 사망한 이유는 무엇인지. 침몰 직전까지 지그재그로 운항하고, 세월호의 항로를 기록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는 왜 조작한 것인지. 과연 그날 그 바다에서 세월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16일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7주기가 되는 날이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수많은 국민들은 참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전원 구조했다는 오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가 곧바로 희생자가 속출하면서 절망에 빠졌던 기억도 생생하다. 세월호 침몰 이후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 보험금을 얘기하고, 유가족의 단식 농성을 폭식 투쟁으로 조롱하던 잔인했던 과거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진실을 덮을 목적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유가족의 분노도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풀어지지 않고 있다.

침몰 원인도 오리무중이다. 세월호가 기울고,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이나 됐는데 그 골든타임을 왜 헛되이 보냈는지, 정부가 한달 사이에 항적도를 왜 4번이나 바꿨는지, 선내 CCTV 기록이 왜 하나가 없는지도 불가사의다.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과 유병언 검거 작전, 국가기관의 경영 개입 의혹도 풀리지 않은 숙제다. 괴물체와 충돌한 후 좌초됐다는 설부터 국정원 개입설까지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자료를 폐기하고 실험 결과를 은폐하는 등 용납해서는 안될 국가의 증거인멸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4년 8월 19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 시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일간 단식 농성을 하면서 "그들의 극한적인 아픔을 깊은 공감으로 보듬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수차례 약속했다.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일까. 애초에 진실을 밝힐 의지는 있었던 것일까. 과연 세월호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가슴 속에 응어리진 회한으로 가득찬 4월, 그날 그 바다를 생각하며 가슴 아파해야 하는 이 좋은 4월의 봄날이 슬프고 안타깝다. 문화체육부장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