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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과 우공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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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과 우공이산

게재 2021-04-05 13:32:03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박간재 전남취재부장

 현대판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실천한 남성이 화제다. '우공이산'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면 산도 옮기는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고사성어다. '미친 사람' 취급 받던 인도네시아 한 남성이 24년간 날마다 나무를 심었다. 마침내 불모의 땅을 푸른 산림으로 바꾸는 기적을 일궜다.

 24년간 노력으로 녹지 우거지고 물이 솟는 '축복의 땅'으로 바꾼 인도네시아 사디만(69)씨다. 산불 탓에 물이 마르고 나무도 사라진 자바 달리 마을에서다.

 사디만씨는 벌거숭이 땅을 바꾸려고 반얀나무를 심었다. 뿌리가 깊어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얀 씨앗을 사기 위해 염소까지 내다 팔아 반얀 씨앗을 사들였다.

 마을 사람들은 미친 짓한다고 했다. 아랑곳 하지 않았다. 묵묵히 250㏊(250만㎡)에 1만1000그루 반얀나무와 피쿠스 나무를 심었다. 24년 뒤 숲은 녹지로 변했다. 땅에는 물이 스며 들었고 샘물이 솟았다. 나무를 심어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마침내 기적을 일궈냈다.

 "식목일을 앞두고 그렇게 많은 소비자들이 나무를 구입할 줄 몰랐습니다."

 며칠 전 점심을 함께 한 산림 분야 전문가가 들려준 얘기다. "어떤 나무가 가장 잘 팔리던가요." "사과, 무화과도 잘 팔리는 데 없어서 못판 나무는 샤인머스켓(포도나무)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증가한 탓에 나무시장 소비 트렌드도 바뀌는 양상이다. 한 때 잘 나가던 과실나무는 외면 받는 반면 당장 그 해 심어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있는 나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보통 과실나무는 심고난 뒤 2~3년 뒤 열매가 열리고 수확이 가능하다. 하지만 요즘 수요자들에게 2~3년은 먼 미래의 일로 기다릴 수없는 시간으로 인식하는가보다.

 내일 7일은 서울과 부산에서 재·보궐 선거가 열린다. 수 년간 키운 인재가 유능한 정치인으로 우뚝서는 데뷔전을 지켜봐야 할텐데 그럴 것 같지는 않다. 3~5년 기다려 열매를 수확하려는 마음은 없고 당장 심어 과실을 따먹을 수있는 데만 관심을 쏟는 세상이다. 샤인 머스켓보다 사디만씨가 존중받는 세상이 그립다. 박간재 전남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