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순호> 국립 한국섬진흥원 유치 경쟁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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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순호> 국립 한국섬진흥원 유치 경쟁에 대한 우려
신순호 목포대 명예교수
  • 입력 : 2021. 03.07(일) 14:36
  • 편집에디터
신순호 목포대 명예교수
오랫동안 섬에 대한 전문 국가정책연구기관 설립을 기다려왔는 바, 그 실현을 눈 앞에 두고있어 큰 기대와 함께 최근 그의 설립지 유치 공모를 두고 우려가 크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한국섬진흥원 설립은 넓게 보아 국가의 발전과 관련되어 있으며 보다 직접적으로는 섬 주민 및 이와 관련된 공공기관이나 연구기관 사람에게는 너무나 절실한 일이다. 특히나 이 지역 전남은 전국의 섬 65%를 보유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기대와 염원은 어느 곳 보다 클 수밖에 없다.

섬 지역은 조선시대에는 한 때 공도 정책을 펴 왔고, 최근 '70년대에도 소규모 도서를 대상으로 이주 정책을 펴왔던 것이다.

섬에 관한 선진국들은 자원확보와 영토, 영해, 통상, 외교, 군사 등의 국익을 위해 섬을 두고 국가간에 치열한 다툼을 전개하고 있다. 근래 국가 간에 국익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 중심은 대부분 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총량경제를 국가 목표로 내걸고 대도시권이나 일부 잠재력이 내재된 지역 위주의 거점개발정책을 펴왔다.

섬에 개발정책은 섬의 잠재력이나 특수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기껏해야 육지부나 연안의 아주 작은 일부분으로 다뤄왔다. 그러니 수많은 자연적 사회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고 그에 따른 적절한 정책적 관심과 대안마련이 심히 부족하였다.

섬 연구자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통계하나도 제대로 접하기 힘들었다. 올바른 섬의 정의와 섬의 개수도 정확하지 않는 현실에서 심도 있는 연구와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러한 여건속에 도서개발촉진법이라는 법이 탄생하면서 도서지역 발전에 큰 전기를 맞게 된다. 이 법은 1980년 초부터 제정하고자 시도하였지만 어려움을 겪다가 1986년에 이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정시채 의원이 중심이 되어 노력한 끝에 여러 절차를 거처 국회의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법은 제정당시 여러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10년 한시법으로 마련되었던 바, 낙후된 도서지역의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한시적 조항의 폐지가 필요하였다. 필자 역시 이 문제를 수차례 제기하였고 결국 정시채 의원은 한시법을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 법안을 성공적으로 의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이후 여러 목포대학교 교수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섬에 대한 연구와 정책방안을 제시하여 섬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쾌거를 가져왔고, 필자 역시도 국립 섬연구기관의 설립 필요성을 '90년대부터 여러 측면에서 촉구해왔다. 최근 이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국립 「한국섬진흥원」 설립이라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되어 정부에서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3월 8일까지 한국섬진흥원 설립지 유치를 공모하고 있다.

여러 시도에서 섬진흥원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모든 전남도민은 이 연구기관이 이 지역으로 와야 함이 당연하다고 느낄 정도로 절실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선 목포에서는 2월 말경에 유치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인접한 신안에서도 유치활동을 한다는 소식이다.

양 시군 모두 나름대로 강점이 있겠지만, 오랫동안 섬 발전촉진법제 마련과 연구원 설립을 촉구해 왔던 필자의 생각은 양 시군의 유치경쟁은 제발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마 이것은 이 연구원 설립을 위해 노력해왔던 이곳 정치인이나 주민들에게 너무나 우려되는 일이다.

그간 많은 중요 프로젝트 유치의 사례를 볼 때 인접 지역간에 경쟁은 해당 지역 모두에게 실망을 주는 예가 허다하다. 속히 양 시군간에 협력적 대안을 모색하여 유치경쟁에서 같이 다툼을 전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남도 역시 여기에 조정의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섬의 본거지답게 지역의 모든 구성원들은 진정한 섬 발전과 설립유치를 위해 슬기로운 지혜를 모으고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시간이 많지 않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