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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경남 해역 다툼 10년 묵은 갈등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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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전남·경남 해역 다툼 10년 묵은 갈등 '일단락'

멸치 등 수산자원 풍부한 '황금어장'
세존도 기준 2만2000㏊ 변동 우려
2011년 법정 다툼에 이어 헌재까지
전남도 "결정 환영… 경남은 동반자"

게재 2021-02-25 16:53:54
전남·경남 간 해상경계를 나타낸 지도. 초록색 선이 현행 해상경계선이며, 점선으로 표시된 선은 경남도가 등거리 중간선 등을 기준으로 새롭게 주장한 해상경계다. 전남도 제공
전남·경남 간 해상경계를 나타낸 지도. 초록색 선이 현행 해상경계선이며, 점선으로 표시된 선은 경남도가 등거리 중간선 등을 기준으로 새롭게 주장한 해상경계다. 전남도 제공

전남·경남 간 해상경계를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론 나면서 전남도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두 지자체가 10년 투쟁을 마다하고 적극적으로 분쟁에 뛰어든 이면에는 어민 생존권, 행정구역 변경, 자존심 싸움까지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다.

●법정다툼부터 권한쟁의심판까지

갈등은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로 본격화됐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시행 이전에는 경남 어선들이 전남 소흑산도 등에서 조업을 하고, 전남 어민들은 울릉도, 독도에 가서 조업하는 등 경계가 엄격하지 않았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 이후 조업구역 침범이 금지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경남 어민들이 두 지자체 사이 공유수면을 포함한 남해 일대에서 조업을 이어나가서다.

지난 2008년부터는 해경이 단속을 본격화하면서, 조업 구역을 침범한 경남 어선을 단속해 벌금을 물게 됐다. 2011년에는 경남 어선 18척이 전남 해상경계를 침범해 불법조업을 한 결과 2015년 6월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경남도는 대법원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기존 해상경계 대신 등거리 중간선을 기준으로 새로운 경계 설정을 요구하는 권한쟁의심판을 2015년 12월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경남도는 세존도(남해) 혹은 갈도(통영)를 기준으로 여수시 안도나 연도 사이의 등거리 중간선으로 새로운 해양경계선을 획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해상경계가 서쪽으로 10㎞ 이상 이동하게 되며, 1만3000(갈도 기준)~2만2000㏊(세존도 기준)에 달하는 어장 규모의 변동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금어장 사수 위해 분쟁 '사력'

핵심은 어민 생존권이다.

전남·경남 간 해상경계 조정으로 다툼이 일어난 구역은 풍부하고 다양한 어족 자원으로 '황금어장'으로 불릴 만큼 가치가 높다.

특히, 멸치를 잡는 권현망 어업이 주를 이뤄 우리나라에서 멸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해역이기도 하다. 이번 해상경계 분쟁을 '멸치 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여수와 남해의 어민들이 조업과도 연결되면서, 서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밥그릇 싸움'이 됐다.

현재 남해 멸치의 80% 이상을 경남에서, 나머지 20% 정도를 전남에서 수확하고 있다. 전남·여수 지역 어민들 입장에서는 경남 어민들이 자신들의 작은 밥그릇마저 빼앗으려 혈안이 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자체 역시 행정구역 변경을 놓고 물러설 곳 없는 자존심 대결이었다.

전남도 입장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100년 넘게 관할했던 작지 않은 구역을 눈 뜨고 한순간에 뺏길 상황에 처해서다.

5회에 걸쳐 쟁송해역 및 주변 섬 현장조사를 시행하고, 8회에 걸쳐 어업인단체 등과 민관협력 대응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도 지역 대표자, 수산단체, 어업인 등 5만30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명부를 제출하고, 헌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진행했다.

전남도의회는 지난해 10월 해상경계 유지 촉구 성명을 발표했으며, 지난 2019년 10월에는 여수시의회와 함께 해상경계 유지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헌재에 보냈다.

●전남도 "환영… 상생·협력해야"

전남도는 헌재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경남도와의 상생·협력을 다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의 승소는 200만 도민과 여수시민, 어업인 여러분의 승리"라며 "해상경계를 유지하게 됨으로써 어업인들이 소중한 삶의 터전에서 마음 편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해상경계와 별도로 경남도는 우리의 협력 파트너"라며 "해양쓰레기 제로화, 어족자원 조성,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 공동개최, 남해안 신성장관광벨트의 차질 없는 추진, 남해안 해양관광도로 조성 등 바다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전남도의회 역시 입장문을 내고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다.

최선국(더불어민주당·목포3) 대변인은 "그동안 대립으로 치달았던 전남‧경남 간 해상경계를 헌법 재판소가 현행유지 판결을 했다"면서 "지금까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애를 써주신 어민, 사회단체, 정치권에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해양쓰레기 제로화, 어족자원 조성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경남도와 상생·협력의 뜻을 공고히 한 전남도와 마찬가지로 상생·협력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