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섬소년' 김봉진 '담양 농부 아들' 김범수의 새바람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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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완도 섬소년' 김봉진 '담양 농부 아들' 김범수의 새바람 기부
국내 대표 ‘자수성가형 CEO’|| ‘배달의민족’·‘카카오톡’ 성공 ||흙수저 출신 막대한 부 일궈 ||“재산 절반 이상 사회에 환원”
  • 입력 : 2021. 02.21(일) 16:01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국내를 대표하는 '자수성가형 CEO', 완도 출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담양 출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나란히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하면서 지역민의 관심이 뜨겁다. 두 김 의장 모두 전남의 섬과 농촌의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흙수저' 출신으로 막대한 부를 일군 뒤, 아낌없는 기부를 약속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 김봉진, 세계적인 기부클럽 가입

김봉진 의장은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났다. 이 섬은 면적 0.39㎢, 해안선 길이 2.4㎞에 인구 100여 명의 작은 섬이다. 김 의장은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한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남다른 열정과 재능을 바탕으로 2010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김 의장은 지난 18일 세계적인 부자들의 기부 클럽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했다.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106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더 기빙 플레지' 측이 이날 홈페이지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공개한 서약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저와 저의 아내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약속했다.

김 의장은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하고 이를 지킨 것은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더 기빙 플레지' 가입 이유를 밝혔다.

한편 '더 기빙 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기빙플레지 회원의 약 75%는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219번째 '더 기빙 플레지' 회원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25번째, 아시아에서는 7번째 '더 기빙 플레지' 서약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 김범수, 국내 첫 '조 단위' 기부

이달 초엔 담양 출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한국 사회문제 해결에 재산 절반 이상(약 5조원)을 쓰겠다고 선언했다. 김범수 의장의 기부금은 국내 대기업집단(그룹) 총수가 개인 재산을 자발적으로 사회에게 기부한 금액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조 단위의 기부를 한 것도 처음있는 일이다.

김 의장은 담양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 아래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님과 할머니를 포함한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을 만큼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

김 의장은 지난 8일 카카오 임직원에 신년 카톡 메시지를 보내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김 의장이 보유 중인 카카오의 지분은 13.74%(1217만631주)다. 김 의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며, 그의 재산 중 주식 절반만 계산해도 5조원에 달한다.

김 의장은 이번 결정 이전에도 어떤 기업인보다 기부를 활발히 해왔다. 현재까지 그가 기부한 규모는 현금 72억원, 주식 약 9만4000주(약 152억원)이다. 기부 당시 주가로 합산하면 총 224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카카오 주식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그의 기부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