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들 대인관계로 마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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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청년들 대인관계로 마음 힘들다"
광주청년센터, 청년상담소 사례집 발간||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립 영향 有||코로나 시대, 29.4% 대인관계로 고민
  • 입력 : 2021. 01.04(월) 17:38
  • 도선인 기자

우울한 청년세대를 위로하는 컵밥. 뉴시스

"20대 초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결국 빚만 지고 광주에 내려왔습니다.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가족들의 냉정한 시선과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이후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과 다르게 제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아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

최근 광주청년센터 2020년 결과보고집과 토닥토닥 청년상담소 사례집이 발간됐다.

광주청년센터 토닥토닥 청년상담소 상담사들은 지난 한해 가장 많이 마주한 청년들의 고민으로 '대인관계'를 꼽았다.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들은 "무기력하다", "사람들이 두렵다", "모든 일에 남의 눈치를 본다" 등의 다양한 유형을 보였다.

4일 광주청년센터가 진행한 2020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의 참여자 통계표에 따르면, 지난해 마음 건강문제로 광주청년센터 문을 두드린 청년은 157명으로 727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이 중 대인관계로 고민을 토로하는 청년이 29.4%를 차지했으며 고민유형 1위로 나타났다. 온라인 상담에서 청년들의 고민유형은 △자아탐색 20.6% △진로탐색 16.2% △가족관계 11.7% △연애와 성 5.9% △기타 16.2% 순이였다.

토닥토닥 청년상담소 상담사는 "청년들은 대인관계의 어려움, 취업실패 등으로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청년들이 더욱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등이 큰 고민으로 다가왔던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상담사들은 코로나19가 청년들의 삶 전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바깥 활동이 제한되고 기업의 채용 인원 감소로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청년들의 무기력과 우울감이 더 심해졌다고 풀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큰 축인 청년들의 정신 건강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조울증 진료환자 현황에 따르면, 20~29세의 정신질환 증가율이 90.6%로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청년들의 생활불안정성이 증가하면서 일상생활 물품에 관한 수요가 높아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진행된 광주청년 1인가구 지원사업 '같이담기' 참여자들은 구매 물품으로 식료품 86건, 생활용품 72건, 생필품 18건, 도서 18건 순으로 주문했다.

또한 지난해 청년들은 수당·자립 및 취업 관련 정책을 많이 찾았다.

청년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온라인 상담에서 수당·자립에 관한 상담이 56%를, 오프라인 상담에서 취업에 관한 상당이 43%를 차지했다.

청년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인관계 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청년 주거문제, 청년 실업문제 등 정신적 어려움을 야기하는 분야에서 정책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강세다.

박수민 광주청년센터장은 "청년들이 느끼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은 사실 코로나19로 야기된 문제만은 아니다. 청년세대는 정기 교육과정을 완료하고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이 확장되는 시기다"며 "특히 지금의 청년들은 SNS를 통해 타인의 행복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비교하고 스팩의 종류에 따라서 자신의 존재를 의심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청년들은 개인의 능력 부족을 탓하지만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가져와야 한다. 청년들의 심리적 문제는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홈트레이닝도 할 수 없는 고시원에 주거를 해결하는 청년들은 코로나19로 고립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는 사례를 들자면, 단순히 상담 정책을 넘어 근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정책을 활발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취업난을 겪으면서 광주청년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었다. 뉴시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