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병원 진료 막히자 조대병원 몰려… 과부하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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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대병원 진료 막히자 조대병원 몰려… 과부하 심각
●조선대학교 응급실 가보니||중증환자만 진료하는데 하루 140여명||전대병원 응급실 중단 내달 1일로 연장||"지역 중증환자 치료 체계 차질 불가피”
  • 입력 : 2020. 11.25(수) 17:07
  • 도선인 기자
25일 오전에 찾은 조선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응급환자를 이송한 구급차로 북적이고 있다.
병원 입구에 잠깐 서 있었음에도 구급차가 쉴 새 없이 들어왔다 나가고 있었다.

30여분 간 총 5대의 구급차가 각각 3차례에 걸쳐 응급환자를 이송했으며 그때마다 의료진이 달려 나왔다.

큰 사고 현장 인근의 종합병원이 아니다. 조선대학교병원의 평일 풍경이다. 인근의 전남대학교병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응급 외래환자 진료를 중단하자 이곳으로 지역의 웬만한 응급환자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이곳은 그야말로 매 순간마다 전쟁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25일 오전에 찾은 조선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구급차의 사이렌이 잠시도 쉴 틈 없이 계속 울려 퍼졌다. 조선대병원 구급차 이외에도 1, 2차 의료기관에서 긴급 이송된 차량도 계속 줄줄이 들어왔다.

전남대병원이 응급의료센터를 포함해 지난 14일부터 외래 진료가 중단됨에 따라, 마지막 하나 남은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인 조선대병원이 미어 터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병원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 조선대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내부와 연결된 인터폰은 계속 울려댔다.

막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응급환자를 내부로 옮기더니 서둘러 다음 장소를 이동하고 있었다.

이날 만난 구급대원은 "응급환자 이송은 원래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나눠 진행했는데, 지금은 조선대병원으로만 이송하고 있다. 환자가 감당이 안 될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2곳에서 하던 일을 한쪽에서 하다 보니 환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 조선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방문 환자를 모두 감당할 수 없어 방문 환자 중 경증환자는 1, 2차 병원으로 보내고 중증환자만 진료하고 있다.

이곳은 전남대병원이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진료를 중단하자 하루 평균 응급환자 수사 146명으로 늘었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응급의료센터에서 3~4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조선대병원은 전 병동 내원 환자 수가 평소보다 50% 이상 증가한 상태다.

이날 조선대병원을 찾은 김모씨는 "전남대병원이 폐쇄돼 오늘은 조선대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왔다"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점이 불편하지만, 어쩌겠나. 하루빨리 정상화될 날만 기다릴 뿐이다"고 말했다.

당초 전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위중한 환자나 2차 의료기관을 거친 응급환자에 국한해 응급의료센터를 제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남대병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가 3차 검사 끝에 최종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폐쇄조치를 오는 12월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외래 진료의 경우 지난 23일부터 처방 대상자를 선별해 의료진이 전화 상담을 하는 비대면 외래 진료를 시작했으며 26일부터는 대면 외래 진료도 재개될 예정이다.

전남대병원뿐만 아니라 광주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자가 격리자가 180명(광주시 추산)에 달해 의료공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연히 조선대병원의 기능 과부하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 "평소 응급실 이용 환자 수는 130여 명 안팎인데 당시에는 중증과 경증을 나누지 않았고, 이는 2차 의료기관 전원도 없는 상태의 수치다"며 "전남대병원 응급실 폐쇄 이후에는 146여 명 정도로 수치상으로는 10%정도 증가했지만, 기본적으로 경증은 2차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중증환자 위주로 받았음에도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본적으로 기존에 없던 중증, 경증환자를 구분하거나 중증도 판단, 발열체크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부분과 중증환자를 위주로 상대하다 보니까 의료진의 피로도는 상당히 커졌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