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도약 1인자' 김덕현, 국가대표 은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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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한국 육상 도약 1인자' 김덕현, 국가대표 은퇴한다
16년간 가슴에 단 태극마크 반납||멀리ㆍ세단뛰기 한국기록 보유||국내외 대회서 43개 메달 획득||향후 국내대회 뛰며 학업 병행||"아쉽지만 후배들에게 기회줘야"
  • 입력 : 2020. 10.28(수) 14:10
  • 최동환 기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덕현(광주시청)이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세단뛰기 종목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광주시체육회 제공

'한국 육상 도약 1인자' 김덕현(35·광주시청)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여전히 국내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으나 후배들에게 국제무대에서 뛸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국가대표팀에서 잠시 나와있던 김덕현은 28일 광주육상연맹을 통해 16년 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친다고 공식 발표했다.

벌교 출신으로 2001년 광주체고 1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김덕현은 멀리뛰기(8m22)와 세단뛰기(17m10) 한국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다.

그는 2002년 제83회 전국체육대회 세단뛰기 금메달과 멀리뛰기 은메달을 시작으로 지난해 전국체전까지 금메달 28개와 은메달 5개 등 총 3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05년 첫 태극마크를 단 그는 2007년 오사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단뛰기 결승에 올라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한 선수로 이름을 남긴 것을 시작으로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써왔다.

2009년 6월 전국육상선수권대회 세단뛰기에서 17m10을 뛰어 한국신기록을 작성했고, 한달 뒤인 7월 제25회 베오그라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멀리뛰기에서 8m20의 기록으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멀리뛰기에서 8m11을 뛰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발 목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멀리뛰기 은메달과 세단뛰기 동메달을 획득하며 부활을 알렸다.

2015년 6월 중국 무한에서 열린 제21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세단뛰기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지난 7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5 한·중·일 친선육상경기대회 세단뛰기에서 17m00을 기록해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회복했다.

2016년 6월 오스트리아 리트임인크라이스에서 열린 메스 라이드 라 미팅 2016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선 8m22를 뛰어 자신의 종전 한국신기록(8m20)을 경신하며 리우올림픽 기준기록(8m15)을 통과, 한국 육상 최초로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서 동시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2016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후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16년 동안 가슴에 단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됐다.

김덕현은 16년 동안 최장수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육상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김덕현은 "국가대표 은퇴가 아쉽기는 하지만 30대 중반인 나이에 예전 전성기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힘들다"면서 "또 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후배들이 국제 무대를 뛸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 의미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태극마크와의 작별을 고한 김덕현은 내년부터 국내대회만 출전하면서 미래 준비를 위한 학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올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인 2020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멀리뛰기에서 동메달(7m10)을 획득한 그는 시즌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11월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한다.

한체대 박사 과정 3년 차인 김덕현은 "내년부터는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선택적으로 국내대회에만 나서고, 현역 은퇴 이후를 대비해 공부도 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덕현을 지도하고 있는 심재용 광주시청 감독은 그의 은퇴 소식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심 감독은 "김덕현은 점프력 하나는 타고 났다.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선수다.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8m40을 뛰고도 바람때문에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김덕현이 메이저 세계대회 메달을 딸 수 있길 기대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국가대표를 내려놓게 돼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김덕현(광주시청)이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멀리뛰기 종목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광주시체육회 제공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