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자존심 구긴 이용섭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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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행정통합' 자존심 구긴 이용섭 광주시장
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차담’ 못 나누고 헤어진 양 수장
  • 입력 : 2020. 10.27(화) 18:05
  • 박수진 기자
2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시·도 통합 관련 첫 독대로 관심을 모아온 '27일 회동'이 결국 무산됐다.

특히 이날 협의회 참석차 광주시청을 방문한 김 지사에게 "차 한 잔 하자"는 이 시장의 제안에도 김 지사는 묵묵부답으로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도의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2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시청 3층 비즈니스룸에서 열린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와 오후 시·도상생발전위원회 실무협의 이후 시·도 통합문제를 놓고 만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시·도 기획관리실장을 주축으로 한 통합 논의 실무라인에서 핵심 쟁점 중 일부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날 회동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광주·전남 공동 싱크탱크인 광주전남연구원을 통한 공동 연구용역 시행과 이후 자문위원회 주도로 시·도민 의견 수렴, 즉 공론화 작업을 하는데 대해서는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통합 추진 시기와 청사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전남도는 민선 7기 잔여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한 상황에서 촘촘한 연구용역과 공론화 절차 등을 거치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민선 8기에 (통합문제를) 본격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광주시는 민선 7기에 해야 할 일을 8기로 넘기는데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 양측이 시기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대선 정국에 접어드는 점도 시·도 모두에게 부담거리가 되고 있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어떤 식으로든 첫 단추만이라도 꿰자"는 광주시장과 "민간주도 경제통합이 답이다. 실무라인에서 우선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전남지사의 입장차도 뚜렷하다.

이날 협의회 참석차 시청을 방문한 김 지사에게 이시장은 "집무실로 가서 차 한 잔 하자"고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으로 거부한 것도 이 같은 냉기류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광주시장과 차담회는 한일해협연안 시도지사 영상회의가 오후 2시에 일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참석을 못한 것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합의 도출 실패로 첫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큰 틀에서는 공감한 만큼 양측이 간극을 좁혀가다 보면 조만간 시각차를 줄이고 두 수장이 독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