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바나나 속에 깃든 행복 주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문화

바나나 속에 깃든 행복 주술

'바나나 작가' 박희정, 9개월만에 두번째 개인전
'복덩이 바나나-그림일기' 18일부터 갤러리S
바나나 소재로 한 조각, 회화 작품 30여점 전시
첫 개인전서 큰 호응… '바나나' 소재 작품 이어가는 계기
한때 '귀한과일'이었던 바나나 떠올리며 행복, 평안 등 소망담아

게재 2020-09-17 16:24:06
박희정 작 '복덩이 바나나-천지창조' 갤러리S 제공
박희정 작 '복덩이 바나나-천지창조' 갤러리S 제공

의인화 된 바나나 두개가 비스듬히 마주앉아 무엇인가를 전달하듯 손가락 끝을 맞댄다. 노란빛의 공작 날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200호 크기의 대작에는 흩어진 바나나와 노란빛과 대조되는 연잎·연꽃 사이로 잉어떼가 한가로이 헤엄을 친다. 박희정 작가의 '복덩이 바나나-천지창조'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르네상스 시기에 미켈란젤로가 신과 아담의 손 끝에서 전해지는 창조성을 표현했듯, 박 작가는 바나나로 상징되는 다채로운 행복의 기운을 세상에 전달하고 있다.

전남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사업가로 활동하다 반백을 바라보는 나이에야 첫 개인전을 가졌던 박희정 작가가 9개월만에 두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단지 노란색이 좋아서 바나나를 그리게 됐다는 박 작가는 지난해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내 갤러리 관선재에서의 첫 개인전에서 예상밖의 호응을 얻었다.

"왠지 노란색에 끌렸어요. 색채심리학에서 노란색은 정말 좋아하는 색이 아니면 굉장히 피곤한 상태일때 끌리는 색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내가 사업가로 숨가쁘게 달려왔구나, 그렇다면 나와같은 이들에게 노란색을 통해 평안과 치유를 전달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겼죠."

첫 개인전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의 호응으로 박 작가의 이름 앞에는 '바나나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8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내 갤러리s에서 열리는 두번째 개인전 '복덩이 바나나-그림일기'에서 전시 제목에 '복덩이'가 붙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관객의 호응으로 작가에게 두번째 개인전을 열게 해 주었다는 의미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작품 한점한점에 주술 목적의 간절한 희망을 담았다. 주술적인 희망은 작품 면면에 드러나 있다. 그의 조각과 그림30여점에서 바나나는 마치 왕관처럼 머리위에 위치해 있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종교화와 기록화를 보면 중요한 인물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제작된 관이나 모자를 쓰고있어요. 제 작품 속 인물이나 동물들은 머리 위에 바나나를 씀으로써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거죠."

지금은 흔하디 흔한 과일에 불과하지만 수십년 전 바나나는 부를 상징하는 과일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바나나를 손에 쥐게되면 그때의 만족과 행복함은 값비싼 명품을 가졌을때와 맞먹을 정도였다. 박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바나나는, 그 순간의 행복과 기쁨을 상징하고 있다.

특히 작업 기간동안 마주했던 일상의 소소함을 마치 그림일기처럼 작품 속에 기록함으로써,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들의 매분매초에 행운과 평안, 행복 등의 긍정적인 기운을 부적처럼 새겼다.

"코로나19로 인한 자연적 재해와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으로 삶은 어렵기만 하죠. 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바나나가 간직하고 있는 행복바이러스가 무한히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편 전시 개막일인 18일에는 지난해처럼 관람객들에게 바나나가 제공되는 이벤트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