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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이승현>사과, 또는 위로의 정치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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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이승현>사과, 또는 위로의 정치기술

이승현 강진 백운동 자이원 동주

게재 2020-08-12 13:06:33
이승현 강진 백운동 자이원 동주
이승현 강진 백운동 자이원 동주

코로나와 물난리에 부동산, 집권인사들의 패악 질이라는 4중의 난리를 겪고 있는 2020년은 아무래도 고난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6·25 전쟁 때 난리는 지금에 비하면 난리도 아니라'는 사람들의 입방아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습격으로 제지당한 평범한 일상을 이제 겨우 회복해 가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록적인 장마와 폭우로 온 나라가 물에 잠겨 허우적거리고 있다. 거기다 부동산이며 권력층 성추행 문제까지 겹쳐 울화를 돋운다. 코로나나 폭우야 자연재해로 어쩔 수 없다손 치드라도 연이은 정치적 실정에는 참기 어렵다. 안희정 사고가 터진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권력핵심 인사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고 사기도 팔기도 보유하기도 힘든 부동산 정책, 신 냉전 시대에 교착상태인 외교는 현 정권의 도덕성과 국가 경영 능력을 신뢰할 수 없게 한다.

논어 안연(顔淵)편에는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이 공자에게 국가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내용이 나온다. 공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로 식량, 군대, 백성들의 신뢰를 들고 있다. 자공이 공자에게 이 셋 중에 부득이 하나를 뺀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군대, 둘을 뺀다면 공자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공자의 논리는 간단하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 집권세력 인사들은 자신들의 철학과 성과에 대해 남들보다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과잉확신'이나 기존 생각을 강화시키는 정보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확증편향'에 집단으로 빠져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인지편향(cognitive bias)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 보다는 자기가 유리한대로 상황을 해석하게 한다. 그러다보니 민심과 점점 괴리되고 있다.

정부 요직에 있는 다주택자들이나 성추행 자치단체장들, 윤석열 같은 이들의 대응방식이 무능보다 더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 권력과 힘있는 사람이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선 이슈를 여론의 입장에서 정의해야 하는데 고위 인사들은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거나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져 우선 자신을 방어하는데 급급하다.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이라도 화살을 쏜 사람들의 입장에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빠르고 솔직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정치적 수사로 넘어가거나 빙빙 돌리고 느려터져 약을 올리고 악화시킨다. 내부자끼리 위기상황을 공유하고 판단하는 것도 문제다. 내부자들은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기 때문에 솔직하고 냉정하게 현재의 여론상황을 기반으로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논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와 국민인식과의 균형점이 어디인지를 파악하여 수정해야 하는데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려면 조직 내에 반대자들을 일정부문 포용해야 되고 국정철학을 달리하는 타조직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심과 이반된 목표나 목적중심의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들을 바로 잡는 것은 소속 조직원(팔로어)들의 '팔로우쉽'이다. 리더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견제하고 좋은 의견을 많이 내서 정책실패 결정실패 운영실패를 막고 행동과 결과실패를 방지하는 핵심역할을 해야 하는데 수많은 공무원들, 청와대, 의회, 지자체, 보좌진이나 비서진들의 팔로우로서의 역할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자신들의 목적에 리더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리더들이 앞산을 공격하라고 하면 모조리 올라가고 이 산이 아니고 뒷산이라고 하면 또 우루루 따라가는 식이다 보니 수십 번의 부동산 정책, 수십 년의 출산 정책, 연금 정책등을 남발하고도 실패 하게 되고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정책들이 운이 좋으면 성공하는 '로또'식으로 되고 있다.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는 이유다. 원리주의에 입각해 싹다 갈아 엎고 싶겠지만 국민들은 혼자서 빨리가기보다는 함께 천천히 가는 것을 원하는 것 같다. 요새 국민들은 코로나로 수해로 고생하는 이웃들 생각에 휴가조차도 조심스럽다. 상상을 초월하는 홍수피해가 예상되고 있는데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비로 팔백억이 들것이라니 보상비 몇푼 받을 수해민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국회의원 원피스 의상이 정쟁거리가 되고 한번은 겪어야 될 일이지만 검찰조직의 이전투구에 낙담한다. 일생의 가장 큰 후회가 서울에 집을 안산 것이라는 일반시민들의 생각에 폭풍공감 한다.

대통령이 희망을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절망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사과와 위로의 정치가 필요한 시기다. 국민여론이 다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게 오해하게 만든 것에 대한 잘못도 책임이다. 저 속 타는 국민들 마음속에 드는 시퍼런 멍들, 빈민으로 추락하는 삶들을 살려내고자 코로나, 홍수, 부동산 광풍, 몇몇 인사들의 일탈이 저토록 몸 달아 미쳐 날뛰어 미리 경고를 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실력과 밑천이 곧 드러나게 되겠지만 현 정권과 싸우고 기대하느니 차라리 몇 년 참고 다음 정권, 다음 장관, 다음 지자체장을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아 질까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