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곡성 돌실나이' 인간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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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무형문화재 '곡성 돌실나이' 인간문화재 됐다
양남숙 전수조교 문화재청 명예 보유자 인정||“미래 돌실나이 이끌 후배 없다는 것은 걱정”
  • 입력 : 2020. 07.29(수) 16:31
  • 곡성=박철규 기자

곡성 돌실나이 전수교육조교로 활동하는 곡성 석곡면 양남숙(78) 선생이 국가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로 인정받았다.

돌실나이의 '돌실'은 석곡면의 옛이름이며, '나이'는 베를 짜다의 옛 표현인 베를 나다에서 파생된 말이다.

삼베의 역사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리왕 시절 주요 교역물이었던 삼베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산물이 됐고 여름철 의복으로 자리를 잡았다. 곡성 돌실나이의 삼베 짜는 기술도 지난 197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될 만큼 전통이 깊다. 이때만 해도 곡성 죽산리 100여 가구가 전부 대마를 키웠다고 한다.

돌실나이는 예로부터 삼베의 대명사로 통할만큼 품질이 우수하고 섬세하다. 삼 줄기를 쪼개 만든 실이 가늘어 베도 어느 것보다 고와 궁중 선물이나 중국의 진상품으로 쓰였다.

특히 돌실나이는 초봄 습기가 많은 텃밭에 씨를 뿌려 생산한 삼을 소서 무렵 베어내 만든다. 삼채취와 생상대, 쪄내기, 껍질을 벗겨 서자묶어 말리기, 물레노채실것 올리기, 실것내리기, 베날리기, 베메기 등 작업과정에서 부르는 노래도 길쌈노래로 구전돼 오고 있다.

이같은 우수성을 인정 받아 문화재청으로부터 안동포짜기와 함께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 삼베짜기로 지정 돼 있다. 기능 보유자 김점순 씨가 2008년 별세한 이후 돌실나이의 명맥은 전수교육조교인 곡성 석곡면 양남숙 선생이 이어왔다.

국가문형문화재는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보유자를 정점으로 그로부터 기량을 배운 제자 가운데 뛰어난 자를 전수교육조교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밑에 이수자라고 부르는 전승체계를 가지고 있다.

고령 등으로 인해 전수교육 및 전승 활동이 힘들어진 보유자는 그 공로를 고려해 명예 보유자로 예우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활동한 전수교육조교도 전승활동이 어려워지면 명예보유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있어왔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전수교육조교도 명예 보유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법이 개정됐고, 양남숙 선생도 이번에 명예 보유자로 인정을 받게 됐다.

양남숙 선생은 "명예보유자로 인정된 것이 기쁘고 영광이지만 나를 대신해 돌실나이를 이끌어갈 후배들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인간문화재 지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곡성 돌실나이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곡성군이 작은 관심이라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선생은 또 "이수자가가 한 명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곡성 돌실나이의 앞날이 밝은 것 만은 아니다"며 "몇 푼의 전기료나 난방비보다 돌실나이가 곡성의 보물이 될 수 있도록 곡성군이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문화재청이 국가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로 선정한 곡성 석곡면 양남숙 선생이 전통 방식으로 삼베를 짜고 있다. 곡성군 제공

곡성=박철규 기자 c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