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력 쏟아 유치했는데"… 전남 스포츠 대회 잇단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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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력 쏟아 유치했는데"… 전남 스포츠 대회 잇단 '좌절'
▶‘코로나19’ 확산… 국제대회 개최 불투명 ||구례, 국제 철인3종경기 취소 여부 오늘 결정 ||목포, 세계농아인축구선수권대회 잠정 연기 ||강진, 세계대학역도선수권대회 개최 고심중 ||“외국 선수 2주 격리 탓 사실상 개최 불가능”
  • 입력 : 2020. 07.06(월) 19:01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전남도내 지자체들이 공을 들여 유치한 국제 스포츠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취소될 위기다. 구례군이 매년 9월 개최하는 국제 철인3종경기를 비롯해 전남도와 목포, 강진 등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대회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한 국제대회들이지만, 연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6일 전남도와 도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하반기 예정된 국제 스포츠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구례군은 오는 9월6일 국제 철인3종경기 '아이언맨 구례 코리아'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취소여부를 곧 결정, 선수단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구례군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참가신청을 받아 국내·외 845명의 선수가 접수를 마친 상황이다.

 철인3종경기는 한 선수가 3개 종목 226㎞(수영 3.8㎞, 사이클 180㎞, 마라톤 42.2㎞)를 17시간 이내에 완주해야 하는 스포츠로 극한의 인내심과 체력이 필요하다. 참가 비용은 얼리버드 프로모션 기간인 오는 3월16일까지는 580달러이며, 이후에는 기간에 따라 630달러, 699달러로 책정한 바 있다.

 지난해 대회가 태풍으로 취소된 바 있는 구례 철인3종경기는 코로나19여파로 또 다시 취소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구례군은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시 2주 이상 자가격리 조치가 불가피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탓에 내부적으로는 취소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행정력을 쏟아부어 국제스포츠대회를 유치한 목포, 강진 등도 구례군처럼 전전긍긍하고 있다.

 목포시가 유치한 세계 농아인 축구 월드컵인 '2020년 제4회 세계농아인축구선수권대회'도 잠정 연기된 상황이다. 대회 주최 측인 국제농아인스포츠연맹이 개최지인 목포시에 잠정 연기를 통보할 계획이다. 목포시는 연맹의 통보가 이뤄지면서 내년도 개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다음 회 개최국이 정해진 만큼, 대회 순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세계농아인축구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9월5일부터 20일까지 목포 일원에서 국제농아인스포츠위원회 32개 회원국, 12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3회 대회까지 줄곧 유럽에서 열렸지만, 4회 대회는 아시아 최초로 목포에서 개최가 확정돼 의미도 크다.

 시는 지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축구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경기장을 보수하고 관내 숙박시설 및 요식업 등 선수단 편의시설 점검에 나서는 등 열의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유치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강진 일원에서 열릴 '2020세계대학역도선수권대회' 개최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세계대학역도선수권대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서 주최하는 대회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며 강진에서는 10월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열린다. FISU측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개최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최지인 강진군은 FISU에 대회 개최 또는 연기를 건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FISU측이 역도대회에 참가하는 해외 선수단 입국시 자가격리가 불가피해 사실상 대회가 어렵다는 의견을 보이는 만큼, 예정대로 대회 개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소 결정을 내릴 경우 다음 개최국이 정해져 있어 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진군은 1차 접수를 통해 28개국 443명 규모의 선수단을 유치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다 참여 인원임에도 불구, 코로나 19여파로 행정력을 모아 유치한 국제행사 개최가 좌절될 위기다. 다만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강진군은 대회 개최를 위한 시설 확충 예산집행은 미미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회 예산은 14억원 규모이다.

 전남도와 강진군·영암군·신안군 등이 공동개최하는 제7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도 7월30일 개최일정을 11월로 1차적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사실상 취소하겠다는 게 전남도의 입장이다. 전남도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김인·조훈현·이세돌 3대 국수를 배출한 전남이 바둑의 본고장임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과의 교류를 통한 바둑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4년부터 개최해 오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국수대회를 한차례 연기했고, 향후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면서 회의를 거듭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국제대회를 유치한 지자체 입장에서는 취소결정이 쉽지않지만 도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취소 쪽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대회 유치를 한 지자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외국인 선수들이 입국하더라도 2주 이상 자가격리가 이뤄질 경우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사실상 취소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수많은 경쟁을 뚫고 대회를 유치한 만큼, 대회를 연기해 치를 수 있도록 논의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