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기록된 보성 '뇌원차'… 세계유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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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고려시대 기록된 보성 '뇌원차'… 세계유산 될까
전남농기원 차 연구소 등과 복원 성공||"고려 최고 명차…역사·문화적 가치 커"
  • 입력 : 2020. 06.15(월) 15:47
  • 보성=문주현 기자
지난 12일 진행된 보성차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중간 보고회'에서 김철우 보성군수가 뇌원차의 제조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보성군 제공
보성군이 고려시대 국가행사인 팔관회, 연등회 등에 기록된 '뇌원차' 복원에 성공했다. 보성군 웅치면 약산마을에서 기원된 것으로 보이는 뇌원차를 시작으로 '보성차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할 계획이다.

15일 보성군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된 '보성차농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중간 보고회'에서 뇌원차 복원과 제다 기술 표준화 과정이 논의됐다. 이날 보고회에는 김철우 보성군수를 비롯한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차산업연구소장,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추진단 등 40여명이 함께했다. 또 뇌원차 시음과 함께 뇌원차를 복원하고 만드는 도구, 제다과정을 담은 사진, 홍보영상물 등 소품도 함께 전시됐다.

1000년 넘게 이어져 온 보성전통차농업은 역사성과 자연 생태적 가치, 수려한 경관, 차의 우수성 등에서 보전할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보성군은 보성차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복원된 보성 뇌원차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웅치면 약산마을 일대의 가을평 '다소'에서 처음 기원된 것으로 보인다. '다소'는 고려시대 국가에 차를 공납하는 기관이었다.

목포대 산학협력단 조기정 교수팀은 득량 다전마을 차나무와 회천 일림산 주변 자생차를 채취해 지난 4월10일 뇌원차를 제다했다. 뇌원차는 사각형태의 떡차로 일반 떡차와는 다른 제다 공정을 거치며 첫맛은 구수하고 부드러우며 끝 맛은 깔끔하고 향기롭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려시대 뇌원차는 왕실에서 사용했던 차로 진다 의식(차를 올리는 의식)뿐 아니라 죽은 신하에게 내리는 장례용, 거란에 보내는 예물용, 신하에게 내리는 하사용 등으로 사용됐다.

조기정 교수팀은 뇌원차가 고려 최고의 명차로 다른 전통차와 차별성을 지녔기에 그 원형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은 역사·문화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보성군은 이번 보고를 통해 8월말까지 세계중요농업유산 신청서 작성을 마무리 하고 오는 11월까지 농업유산 신청서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제출된 신청서는 국내 세계중요농업유산 자문위원의 심의를 거쳐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제출되고, 세계 중요 농업 유산 시스템(GIAHS)의 현장 방문과 국제 컨퍼런스 등을 통해 세계중요농업유산 집행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1000년 전 고려 최고 명차였던 뇌원차를 올해 열리는 제8회 보성세계차엑스포에서 일반인에 소개할 예정"이라며 "보성 뇌원차가 미래 천년의 차 역사를 잇고, 세계로 뻗어나가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보성=문주현 기자 jhmu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