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정현의 여의도 칼럼 5> "민주당 '원팀'에게 바란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 정치

김정현의 여의도 칼럼 5> "민주당 '원팀'에게 바란다"

게재 2020-06-07 15:08:59
김정현 정치평론가
김정현 정치평론가

양향자의원이 추진하는 '역사왜곡금지법' 때문에 광주가 시끄럽다.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 법안이 5.18민주화운동과 일제 강점기, 세월호사건까지 망라해 불필요한 역사논쟁과 이념전쟁을 유발할 것이고, 현재 민주당 당론입법으로 발의될 예정인 5.18역사왜곡처벌법 통과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입법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인 양향자의원 입장에서는 할 말이 많겠지만 역사적 층위(層位)가 다른 사건들을 한가지 법령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사건에는 호남 의석을 석권한 민주당 '원팀'이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 많다. 지금 민주당은 177석(열린민주당 포함하면 180석)을 얻어 소속 의원들의 법안 통과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지역구 의원들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시그니쳐 법안을 통과시켜 정치적 소신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아마 봇물 터지듯 법안제출이 이뤄질 것이다.

여기에다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 요구가 높다. 촛불혁명과 박근혜 탄핵으로 출범한 문재인정권의 20대 국회에서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위해 개혁입법연대를 구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불발됐다. 겨우 4+1로 선거법을 돌파했지만 누더기 신세다. 문재인대통령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당 지도부는 총선 승리를 하루빨리 가시화시키고 싶어서 조급하다. 연일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독려하고 원구성에서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은 지금 같이 시간에 쫓기듯 법안을 앞다퉈 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법안 하나로 세상이 바뀌었다면 진작에 바뀌었을 것이다. 입법능력은 힘(의석수)에서도 나오지만 시대정신을 꿰뚫어야 하고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입법만능주의는 무리수를 낳기 마련인데 특히 과거사법이 그렇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5.18과 여순사건 등 과거사와 관련된 민감한 법안들이 많다. 입법 파급력을 고려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 과잉 입법, 위헌 논란에 휘말려 법안이 표류하지 않도록 치밀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호남'이 과거사법을 추진하는데 저항의 빌미를 주는 '약한 고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과거사법만 중요한 것도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길게 호흡하면서 광주·전남의 경우 3선의 이개호의원, 재선인 송갑석 신정훈 김승남 서삼석의원, 초선의원들이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관련 입법·정책현안을 조율하는 자체조정기능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언제부턴가 광주, 전남, 전북이 따로 놀고, 때로는 지역갈등 양상도 벌어지고 있지만 '원팀'이 효과적이고 긍정적으로 작동하려면 광역 원팀도 구상해볼 만하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당부한다. '원팀'이 폐쇄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호남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도 호남에만 갇힌 집단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해달라.

호남의 정치환경은 지금 야당이 없는 특수한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몰표를 받았다. 정치적 장악력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만큼 민주당 의원들 한명 한명이 열린 자세로 여론수렴에 나서야 한다. 언론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코로나 이후 영향력과 중요성이 재평가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유기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들로부터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아 의정활동에 반영해야 한다. 오만하다는 말이 나오면 끝이다. 도덕적 잣대도 더욱 엄격해질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

원팀은 서로 협력하되 경쟁해야 한다. 지금 '호남정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물이다. 전남지사를 지낸 이낙연 의원이 당권 대권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지역정치권에서 인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키워서 정치지도자로 만들면 그 정치지도자가 또 지역사회를 이끌고 간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당당하게 호남 이야기를 하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발언권을 높이고 당의 중심으로 진입해야 한다.

과거사도 과거사지만 민주당의 광주·전남 원팀이 가장 시급하게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은 바로 포스트 코로나 대책이다.

이미 35조에 달하는 3차 추경이 국회로 넘어온 상태다. 지역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일 때다. 최근 전남은 방사광가속기 선정에서 탈락한 뼈아픈 경험을 겪었다. 아쉬운 일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뒷북 대응으로 더 이상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지금은 한발 늦으면 한 시대가 뒤떨어지는 시대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신성장동력에 눈을 돌려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데 정치력을 쏟아야 한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는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