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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고 검찰 전성시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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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고 검찰 전성시대'에 무슨 일이…

검사장 3명 포진… 단일 고교로는 전국 최다
검경수사권 파동 사표 ‘김웅·김종오’도 동문

게재 2020-01-16 18:57:24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왼쪽), 배용원 대검공공수사부장(가운데), 박찬호 제주지검장(오른쪽)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왼쪽), 배용원 대검공공수사부장(가운데), 박찬호 제주지검장(오른쪽)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이 '순천고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단행된 검찰의 검사장급 인사에서도 순천고 출신은 3명이 포진했다. 제자리를 지킨 송삼현(사법연수원 23기)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공공수사부장에서 이동한 박찬호 제주지검장(26기), 수원지검 1차장에서 승진해 대검 공공수사부장에 오른 배용원(27기) 검사장이 그들이다.

배 공공수사부장은 신성식(27기) 부산지검 1차장, 신자용(28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 고교 동문들을 제치고 검사장에 먼저 입성했다. 이번 인사로 순천고는 검사장급 이상 현직 간부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가 됐다. 그 다음이 2명을 배출한 전주고다.

검찰의 '순천고 전성시대'는 지난 2018년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순천고 출신이 대거 대검찰청 간부로 진입하면서 막이 올랐다. 당시 대검에는 송규종(26기) 공안기획관을 필두로 신성식(27기) 특별감찰단장, 김웅(29기)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 김종근(29기) 감찰1과장, 김종오(30기) 수사정보1담당관, 전준철(31기) 검찰연구관 등 6명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2016년부터 근무해온 박혁수(32기) 검찰연구관을 포함하면 모두 7명이다. 특정 고교로는 순천고 출신이 가장 많았다. 당시 인사에서는 순천고 출신의 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과장, 박찬호(26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이정훈(48·29기) 공판1부장 등도 함께 요직을 꿰찼다.

이처럼 순천고 출신이 검찰 간부 및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연수원 30기를 전후해 순천고 출신이 다른 고교에 비해 유독 많은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순천고는 광주일고·광주고 등이 평준화된 이후 80년대 들어 호남 최고 명문으로 도약했다. 이들이 사회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 1990년대 초반부터 순천고 출신 판·검사 임용률은 수년간 전국 1위를 달려 주류 언론에 대서특필된 적도 있다. 한때 현직 검사가 36명으로 경기고를 제치고 검사 배출 1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최근에 검찰 간부가 되면서 '순천고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부와 검찰 등에 호남 출신이 중용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순천고 출신 검찰이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해 김웅, 김종오 등 순천고 출신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항의성 사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웅(29기) 법무연수원 교수는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은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일갈하고 사표를 던졌다. 그는 대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다가 지난해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김 검사는 형사부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폐지한 조세범죄수사부의 수장인 김종오(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부장검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윤석열 검찰총장 부임 이후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으로 일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의 개인 비리 의혹을 수사해 구속시키는 수사 성과를 냈다. 이들의 항의성 사직이 문재인 정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심기를 건드려 순천고 출신 검찰 간부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 당분간 순천고 출신 간부들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김웅 검사 등의 사직이 순천고 출신 다른 간부들 인사에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순천고 출신이 검사장 승진 후보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다음 인사에서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 5명을 배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