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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軍 사진 39년만에 '햇빛'… 진상규명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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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軍 사진 39년만에 '햇빛'… 진상규명 기폭제

박지원 의원, 보안사 사진첩 13권 1769장 공개
잔혹한 진압·희생자·군사재판 모습 등 생생히
김대중내란사건 ‘범죄개요’ 수사기록 조작 정황

게재 2019-11-26 19:11:50
1980년 5월 27일 도청 진압 후 손발이 묶인 채 체포된 시민들. 박지원 의원실 제공.
1980년 5월 27일 도청 진압 후 손발이 묶인 채 체포된 시민들. 박지원 의원실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가보안사령부가 정보 활동 등의 목적으로 채증하거나 수집한 사진 1769장이 39년만에 공개됐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8 당시 보안사가 생산하고, 2018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령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사진첩 13권, 총 1769장(중복 포함)에 대한 복사본을 국가기록원을 통해 제출받았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국가보안사령부에서 생산한 것으로, 보안사가 광주 시민이나 계엄군의 활동을 채증하거나 당시 현장 취재기자들에게 압수한 것이다. 당시 계엄군의 진압 활동과 5·18 항쟁이 일자별, 시간대별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향후 5·18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가운데는 계엄군의 잔인한 진압과 헬기를 통한 선무 활동, 5·18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의 개요를 수기로 작성한 사진, 날짜 및 시간대별 군 정훈 활동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광주 도청 앞 계엄군과 광주시민들의 대치 장면, 계엄군에 의해 사살된 희생자들의 잔혹한 사진, 군사재판 모습도 생생하게 기록됐다.

 특히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범죄개요' 사진을 보면, 80년 3월1일부터 5월 13일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는 범죄개요 표를 만들고 이 일정에 맞춰 수사 기록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난다.

 박 의원은 "사진의 의미와 구체적 내용은 5·18 관련 단체와 연구소 등 전문가들이 추후 분석을 해야 하겠지만, 이 사진만으로도 당시 군의 활동을 소상하게 추적할 수 있다"면서 "계엄군의 채증 사진은 역으로 위대한 역사를 만든 민중의 소중한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안신당은 당 차원에서 5·18 단체들과 협의해 광주·전남에서 사진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최경환 수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5·18 사진 공개가 진상규명의 큰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자료들은 5·18 전문 연구자들이 검토에 들어가 5·18진상조사위원회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 대변인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출범을 앞두고 각 정부기관들은 위원회에 자료들을 모두 제공해 주고, 계엄군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양심 선언도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해 5·18의 진상이 모두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사진들은 지난 2017년 5월 "5·18 관련 자료의 폐기와 역사 왜곡을 막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안보사에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됐다.

 하지만 당시 '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종료 시 공개 요청'이란 단서 조항이 달려 그동안 공개되지 못했다.

 이에 사진의 존재를 확인한 박지원 의원이 군사법원 국정감사 등에서 해당 사진첩의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지난 15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빛을 보게 됐다.

 박 의원은 "5·18 진상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많은 증언 및 진술 등이 촉발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군, 검찰, 국정원 등 미공개 자료를 적극 발굴해 공개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