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김성훈, 건물 옥상서 실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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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프로야구 한화 김성훈, 건물 옥상서 실족사
CCTV 확인 결과 술 취해 추락… 경찰 "타살 혐의 등 없어"||
  • 입력 : 2019. 11.24(일) 17:26
  • 오선우 기자
지난해 9월3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말 무사에서 한화 선발투수 김성훈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투수 김성훈(21)이 9층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실족사로 내사종결했으며, 선수협과 팀 동료 등은 성명과 SNS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24일 광주 서부경찰 등에 따르면 23일 오전 5시20분께 광주 서구 한 병원 상가 건물 9층 옥상에서 김성훈이 7층 테라스로 추락했다.

김성훈은 사고 직후 곧바로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이내 숨졌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김성훈이 술에 취한 상태로 새벽에 문이 열린 병원 안으로 들어와 9층 옥상에서 발을 헛디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CTV 상에 찍힌 김성훈은 옥상 난간을 넘어가려다 아래로 떨어졌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실족사로 판단한 상태다.

김성훈이 왜 병원 옥상으로 올라갔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경찰 조사 결과 병원들이 모여 있는 해당 건물에는 김성훈의 지인이 입주하거나 입원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이 흔히 보이는 머뭇거리거나 주저하는 모습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따로 미리 작성해 둔 유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성훈은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 22일 자신의 부모님이 있는 광주로 이동했다. 그는 사고 직전 광주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해당 건물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확인 결과 1층 입구에서부터 술에 취한 모습을 보였다"며 "왜 혼자 병원을 찾았는지, 누구랑 술을 마시고 이곳에 오게 됐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성훈은 잠신중-경기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지난해 7월 1군에 데뷔, 10경기 27⅔이닝을 소화하며 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는 15경기 22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4.84를 거뒀다. 김민호 KIA 타이거즈 수비 코치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야구인들은 슬픔에 빠졌다.

같은 프로야구 선수의 2세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이정후(21·키움 히어로즈)는 24일 자신의 SNS에 김성훈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아버지들보다 더 유명해지기로 약속했잖아. 더 우리의 고충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난 이제 누구랑 얘기해"라며 비통한 심정을 내비쳤다.

팀 동료 이태양(29·한화 이글스)도 '성훈아 전화 좀 받아라. 형이 미안하다. 좀 더 신경 써줄 걸. 성훈아 형이 스파이크랑 글러브 더 챙겨줄게. 성훈아 제발…'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김성훈 선수가 팬들과 동료선수들의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길 바라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고인의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전했다.

한화 선수단은 이날 단체 조문을 와 빈소를 지켰으며 발인까지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안타까운 사건인 만큼 유족과 고인을 위해 사실과 다른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덧붙였다.

빈소는 광주 선한병원 장례식장 특실이며, 발인은 25일이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