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이끌고 1위… 표정화 연출가 "비결은 자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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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이끌고 1위… 표정화 연출가 "비결은 자유로움"
제 5회 광주시민연극제서 '짬뽕' 지도해 대상 ||전문 극단 운영하며 비전문극단 '3막1장'연출||"소외 계층이 문화 향유해야 지역 기반 튼튼"
  • 입력 : 2019. 11.14(목) 16:54
  • 최황지 기자
표정화 연출가. 표정화 제공
광주지역에서 제 2의 전성기를 꿈꾸며 생업과 연기를 병행하는 시민들이 모인 극단 '3막1장'이 최근 열린 제 5회 광주시민연극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일반인들이 1위에 오른 것은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화 예술의 기반을 만들고 있는 표정화(44) 연출가 덕분이다.

표 씨는 이번 연극제에서 10명으로 구성된 비전문 연극인들과 함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담은 공연을 선보였다. 광주를 주제로 한 스토리 발굴을 위해 마련된 이번 대회에서 표 씨의 선택은 윤정환이 쓴 희곡 '짬뽕'이었다.

'짬뽕'은 1980년 5월 17일, 중국집 춘래원의 배달원 민식과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풍 가기 전날 밤 배달을 가던 민식이 잠복근무 중이던 군인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춘래원은 발칵 뒤집힌다. 사회현상에 휩쓸리는 소시민들의 삶과 5·18민주화운동의 아물지 않는 상처가 절절히 담겨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번 시나리오를 직접 선택한 표 씨는 "단원 중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과 겪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며 "그러나 분명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작품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 씨는 현재 광주에서 전문 극단인 마루아트 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역 문화소외계층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방안이 뭔지 고심하는 기획자이기도 하다. 전문극단의 운영자가 아마추어 극단의 연출을 맡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분들이 예술을 향유하면 지역 문화 기반이 탄탄해진다고 생각을 한다"며 "극단 '3막1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은퇴를 바라보는 분들도 있고 청년 분들도 있지만 모두 '새로운 인생을 찾고 싶은 분'들이다. 이 분들과 우연히 만나 뜻이 잘 통했고 이번에 연출까지 맡게 됐다"고 밝혔다.

10명 남짓 되는 단원들과 지난 4월 부터 7개월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짬뽕'을 완성시켰다. 비전문배우들이라 개인 생업과 연기를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광주문화재단의 동아리 교육 지원 공모전에도 선정돼 지난 10월엔 작품을 일반 시민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표 씨는 전문 극단 운영과 '3막1장' 연출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마추어들의 순수한 열정에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공연 스케줄과 극단 스케줄 등 바쁘긴 하지만 이 분들이 나를 원하면 나도 계속해서 지도하고 싶다"며 "단원들은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인위적으로 감정을 꾸며내지 않고 순수하게 무대 위에서 표출하는 감정에 나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밝혔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