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 '친환경인증의무교육'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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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 '친환경인증의무교육' 파행
수요 예측 104명 준비했는데 실제 참석 350명||3배 이상 몰려 교육없이 ‘의무교육이수증’ 발급||농관원 “농업인에 피해 없도록 대책 마련할 터"
  • 입력 : 2019. 11.14(목) 16:16
  • 보성=문주현 기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 전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이하 농관원 보성지사)가 실시했던 '친환경농축산물 인증사업자 의무교육'(이하 친환경 인증 의무교육)이 파행 운영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친환경인증의무교육을 희망했던 보성지역 농업인들이 교육장을 방문하고서도 친환경농업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의무교육이수확인증' 만 발급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농관원 보성지사가 교육생들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다, 교육 준비가 미흡했던 것에서 비롯됐다.

더욱이 이 교육을 신청했던 농업인들은 당장 내년부터 친환경농법으로 농작물 재배를 계획했던 터라, 농업인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14일 농관원 보성지사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는 '친환경농업법' 등에 의거해 농업인들이 친환경농축산물을 생산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친환경 인증 신청서와 함께 관련 교육이수증명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농관원 보성지사는 지난 4∼5일 이틀간 보성군 득량면 행정복지센터와 벌교읍 행정복지센터에서 1일 5시간 친환경인증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보성농관원 주최와 (사)한국친환경인증기관협회 주관, 보성군 협조로 진행됐다.

앞서 보성군은 농관원 보성지사와 (사)한국친환경인증기관협회의 요청으로 지난 9월 득량면 행정복지센터에 104명을 수용하고 교육할 장소를 마련했다. 또 벌교읍 행정복지센터에 92명을 수용하고 교육할 장소를 마련했다.

문제는 지난 4일 실시된 득량면 행정복지센터의 친환경인증교육장에서 발생했다.

주최·주관 측에서는 104명에 대한 교육할 장소를 마련했고, 이에 맞춰 교육 교재를 준비했는데, 교육생들은 예측 인원의 3배 가량을 초과한 350명이 참석하면서다.

실제 이날 오후 2시 보성군 득량면 행정복지센터 교육장 주변에선 교육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교육장 1층부터 2층까지는 농업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주최 측에 마련한 교육공간과 교재는 104명에 한해서만 준비되면서, 교육생들은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교육 교재 또한 이미 동 나 있는 상태였다.

일부 농업인들은 "교육은 못 받더라도, 교재만이라도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교육장 안내 데스크에서는 "참석인원 전체에 대한 교육은 어려우니, 친환경농업 의무교육 수료증 신청서 등 서류만 기재하고 교육 없는 교육이수확인증을 발급받으라"고 독려하기까지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장 내년부터 신규로 친환경농축산물을 생산하고자 이번에 친환경인증의무교육을 신청한 농업인들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증기준, 준수사항, 경영관련 기록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탓이다.

친환경인증교육을 신청했던 지역민 A씨는 "내년부터 친환경농법으로 농작물을 출하해 농가소득을 늘려보려 했는데, 교육도 받지 못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며 "교육 교재는 군을 통해 뒤늦게 구하긴 했지만, 교재내용의 토양검증, 유기농산물 등 교재로만 봐서는 도통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어떻게 교육생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책마련도 하지 못해 우리 농민들만 이렇게 피해를 봐야 하는 것이냐"면서 "이번 교육의 주최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는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이번 보성지역에서 발생한 친환경인증의무교육의 문제를인정하며, 빠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보성지사 관계자는 "이번 교육의 참석 인원 수요예측이 맞지 않아 있어서는 안 될 불상사가 생겼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계획하고 대처하겠다. 보성지역 농업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보성=문주현 기자 jhmu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