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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네가 대학을 간다고?
황수주 광주북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 입력 : 2019. 11.11(월) 15:07
  • 편집에디터

황수주 광주북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한 게 엊그제였는 데 벌써 수능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정고시에 먼저 합격을 해야 한다. 검정고시 시험은 1년에 두 번 치르는데 4월과 8월에 주로 실시된다. 중학교 중도탈락 청소년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고등학교 중도 탈락 청소년은 고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고졸은 필수과목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 등 6개 과목을 도덕, 체육, 음악, 미술 등의 선택과목 중에서 1개 과목을 골라 총 7개 과목에서 각 과목을 100점 만점으로 하여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시 합격이다. 중졸 응시과목은 한국사를 제외한 필수 5개 과목과 선택 1과목이다. 당초 검정고시만 합격하려고 공부를 했던 친구들이 막상 합격하게 되면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된다.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을 생각지도 않았던 친구가 대뜸 "선생님 저 대학 갈래요!" 라고 얘기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네가 대학을 간다고?"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뭔가 또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다. 우리 친구들은 이렇게 성장해 가고 있는 중이다. 여성가족부가 2018년 전국 학교 밖 청소년 3,200명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서 학교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학교에 다니는 게 의미가 없어서, 공부하기 싫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 둔 이후 주요 경험들은 검정고시 준비와 진로상담, 대안학교, 직업훈련, 정규학교 복교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학교를 그만 둔 후 학교 밖 청소년들은 검정고시 준비 등 무언가를 배우고 학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광주광역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가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광주광역시학교밖청소년 실태조사를 보면 검정고시와 대학 입시, 복교를 준비하는 학업형이 46.2%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학업형의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센터에서는 검정고시 과목의 학습을 지원하는 검정고시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검정고시 합격 후 검정고시 성적에 따라 대학까지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 밖 청소년은 증가하고 있다. 확신이 없는 대학진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부족, 학습방법 선택에 대한 어려움, 기초교과 과정에 대한 학습능력 부족으로 인해 수능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친구들을 도와주기 위해 우리 센터는 수능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능시험 때 실전감각을 기르기 위해 수능시험 시간과 똑 같이 모의고사도 수차례 실시하고 모의면접도 진행했다. 이렇게 공부하는 친구들을 위해 광주광역시 자치구 중에서는 처음으로 광주 북구가 '꿈드림 한상'이라는 식사와 간식을 지원하여 안정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됐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주로 진학한다.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보다는 주로 내신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교과전형에 지원한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 내신 성적이란 검정고시 성적을 의미한다. 검정고시 점수가 내신점수로 환산하여 반영된다. 검정고시에서 최대한 고득점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일부 학생들은 자기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내신성적이 좋지 않으면 전략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선택하여 고득점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생활기록부 미비로 인해 학생부 종합전형은 거의 지원을 할 수가 없다. 논술전형도 있지만 이것 또한 녹록치 않다. 정시 지원 또한 어렵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거의 수시 모집에 지원하여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 대학의 입시요강을 잘 분석하여 자신의 전략을 세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즉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에서는 검정고시 성적으로만 가는 대학과 수능최저 적용 여부를 판단하여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고, 교과성적(검정고시)만 적용하는 대학의 경우 면접이 필수로 추가되어 이에 대한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 본인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미리 선정하고 검정고시 성적, 수능최저, 면접 준비 등을 해나가야 한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공부도 여럿이 함께 하면서 사회성도 기르고 학습능력도 기르고 있다. 우리 센터에서는 작년 9월부터 수능대비반을 시범 운영했고, 올 해는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수능교과 학습지원을 위해 국어, 영어, 수학 중심으로 학습을 지원하고, 검정고시 성적분석을 통한 대학입시 컨설팅 지원, 수시접수 지원 등 대학입학 관련 정보제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센터는 2016년 6월 개소 이후 2016년에 1명, 2017년에 6명, 2018년에 10명, 2019년에 23명이 합격해 그간 39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대학에 입학하여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 해는 약 3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센터의 지원을 통해 대학입학의 수시 및 정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능대비반에는 1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수능교과 학습지원을 받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는 전국에 213개소가 현재 운영중이다. 센터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장과 역량 개발을 위해 상담지원, 교육지원, 취업지원, 자립지원, 건강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 직원들과 같은 시간에 센터를 오는 학교 밖 청소년이 있다. 그 친구의 바램이 결실로 이어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