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타인의 고통에 죽음을 불사한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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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5·18은 타인의 고통에 죽음을 불사한 응답"
개인보다 공동체 먼저 위해… 프랑스혁명과 맥락 같아||세계화 위해 왜곡·폄훼 근절 등 국내 위치부터 정립해야
  • 입력 : 2019. 10.16(수) 17:44
  • 오선우 기자
16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대중적·보편적 의미의 5·18정신' 포럼에서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마흔살을 앞둔 5·18민주화운동이 한국의 민중항쟁사를 넘어 세계사에서 갖는 의미와 위상에 대한 탐구가 최초로 시도됐다.

16일 오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열린 '대중적·보편적 의미의 5·18정신' 포럼에서는 40주년을 앞둔 5·18의 철학적 담론 형성과 연구를 위한 강연과 발표가 이어졌다.

나의갑 5·18기록관장은 "이번 포럼은 40주년 이후 5·18이 나아가야할 방향 설정을 위해 진행했던 지난 3번의 전문가 토론회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김 교수의 오늘 강연은 518의 세계사적 의미를 탐구하는 최초 시도라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자기의 권리와 타인의 고통 사이에서'라는 주제를 통해 세계사 속에서 5·18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전진희 전남대법학전문대학원 강사와 김정한 서강대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의 토론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그 옛날 일제시대 때 남을 지배·핍박하는 제국주의 역사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어났던 우리 선조들의 얼이 5·18로 이어졌다"며 "국민을 억압하는 신군부에 맞섰던 광주 시민들의 용기는 동학혁명의 무력항쟁과 3·1운동의 비폭력항거의 결정체"라고 밝혔다.

또 "5·18 항쟁공동체가 만들어진 이유는 개인이나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응답이었다"며 "타인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고 자신을 희생한 이들의 결단이 구현한 오늘날의 민주화는 프랑스혁명 등 굵직한 세계사적 시민 운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5·18의 세계사적 의미를 온전히 찾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위치부터 정립해야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40여년이 지난 여태까지도 5·18은 각종 왜곡·폄훼로 인해 한국 민중항쟁사 속에서 지닌 역사적 의미가 온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립이 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세계사적 의미 탐구 시도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념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오월영령에 대한 자각과 응답이 이후 한국의 여러 항쟁을 이끌어 낸 원동력이었다"면서 "우리는 마땅히 이 응답의 역사가 가진 의미와 위상이 휴전선과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온 세상에 퍼지도록 해야한다. 개인의 권리·이익보다 남의 고통을 먼저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세계사 속에서 5·18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는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