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춤의 향연… 선수촌은 밤마다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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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음악·춤의 향연… 선수촌은 밤마다 축제
선수촌 옆 국기광장서 저녁시간 매일 3~4팀 공연||가요·국악 등 널리 알리고 선수들 사기 진작 차원||우산동 주민들도 함께 즐기는 전 세계 화합의 장
  • 입력 : 2019. 07.23(화) 19:48
  • 오선우 기자
2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우산동 선수촌 옆 국기광장에서 선수와 인근 주민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받치어 무엇하나."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후반부 들어 경영과 하이다이빙이 시작되면서 흥행의 반전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촌에서도 연일 선수들과 시민들의 흥이 고조 되고 있다. 오후 5시부터 선수촌에서는 작은 축제가 매일 열리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찾은 광주 광산구 우산동 선수촌 옆 80여석 규모의 국기광장. 이 곳에서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 위한 작은 축제가 열렸다.

수영대회 조직위가 대회 기간 매일 3~4팀을 섭외, 한국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악기 연주등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저녁 식사를 마친 선수들에게 한국 음악을 소개하고, 공연을 통해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이날 공연은 러시아 전통 악기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달통 패밀리'의 한국 포크 송, 그룹 '노라'의 창작 국악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두 번째 순서였던 한국 포크 송 메들리는 7080부터 2000년대 가요까지 넘나들며 관객들의 공감대를 유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객석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등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세 번째 순서였던 그룹 '노라'의 창작 국악은 한국 전통 민요를 재해석, 재창조해 선보였다. 키보드에 장구와 드럼, 타령과 보컬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화합의 메시지까지 담아냈다.

임정순(75·여·광산구 우산동)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은 저녁에 드라마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기 마련인데, 대회 기간에는 재밌는 공연이 매일 있어서 즐겁다. 주변도 북적대 오랜만에 사람 사는 동네 같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많은 이들이 광장을 찾아 공연을 즐겼지만,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하이다이빙과 경영이 이제 막 시작된 참이라 지난 주말에 비해 선수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광장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한국 가요와 국악을 즐기는 선수도 있었다. 주인공은 이브라힘 모하메드(22).

아프리카 동부 인도양 상의 도서국가인 코모로에서 온 그는 이번 대회에서 50m 자유형·접영에 출전한다. 공연 내내 밝은 얼굴로 박수를 치며 리듬을 타던 그는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노래가 나오자 참지 못하고 객석 앞으로 난입, 우산동 주민과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그는 "한국 음악은 굉장히 신나고 즐겁다. 오늘 처음 들어본 노래지만 흥을 주체할 수 없어 무대 앞에서 한국 할머니와 함께 춤을 췄다"면서 "친절한 할머니, 할아버지들 덕에 더 재미있게 공연을 즐겼다"고 밝혔다.

이어진 창작 국악 공연에서 '태평가'와 '아리랑'을 최고로 꼽은 그는 "한국의 전통 음악은 색다르다. 신나면서도 동시에 슬프기도 해 오묘하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과 상관없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가고 싶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앞으로 남은 대회 기간 동안 계속해서 공연을 이어간다. 가요부터 국악, 팝페라, 재즈, 뮤지컬에 댄스 퍼포먼스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공연을 선보여 선수들과 주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작은 공간에 마련된 조촐한 공연이지만, 매일 선수들과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어 힘이 난다. 한국 음악이 세계에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선수들의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