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고민…문화예술 후원통해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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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근원에 대한 고민…문화예술 후원통해 보답"
■ 영호남 민간협업 아트페어 선보인 박헌택 영무토건 대표||12일부터 16일까지 대구에 아트페어 첫 시도 '주목'
  • 입력 : 2019. 06.12(수) 18:09
  • 박상지 기자

박헌택 대표

"다른분야에 비해 문화예술분야는 더 열악해요. 지원처가 한정돼 있다보니 재능있는 청년작가들이 중견으로 가기 전에 포기해 버리곤 해요. 청년작가들의 외로운 싸움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합니다."

오는 16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는 대구의 젊은 큐레이터들이 만든 영·호남 민간협업 예술행사다.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큐레이터들이 주축으로 광주와 대구의 30~40대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진입장벽이 높은 기존 아트마켓의 대안적 형태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화랑 중심이 아닌 작가 중심 아트페어로, 청년작가에게는 실질적인 예술적 활로개척에 도움을 주고, 대중에게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작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는 자리다.

광주와 대구, 두 도시간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이 아트페어는 박헌택 (주)영무토건 대표이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미 박 대표는 지역에서도 활발한 메세나 활동으로 유명하다. 지역 작가 후원으로도 모자라 영남작가까지 후원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난해 4월과 7월 대구에 아파트를 지어 성공리에 분양했어요. '영남'에 호남기업이 안착하기란 사실 부담스러운면이 없지 않았지만, 선뜻 광주기업에 마음을 내어 준 대구시민들에게 저 역시 마음을 내어주고 싶어 아트페어를 제안했습니다'

오래 전 '유니온 아트페어'를 기획한 최두수씨의 강연을 들었던 것이 아트페어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마침 지역 작가들에게 금전적인 지원보다 활동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작가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터라 최씨의 강연내용이 더욱 와닿았다.

기업가 특유의 추진력으로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 2014년 광주 농성동에서 견본주택에서 개최됐던 '예다음 하우스페어'다. 60여명의 광주 청년작가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90% 이상 작품이 판매되며 호응을 받았다. 이 행사가 더 의미가 있었던 것은, 당시 작품을 구입했던 이들이 '예다음 하우스페어'를 계기로 이후에도 꾸준히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며 작품구입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 열어 본 아트마켓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지인들을 총 동원했어요. 대부분이 작품을 처음 구입해 본 이들이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시 작품구입이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을 높여준 계기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다시한번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예다음 하우스페어'와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를 경험삼아 박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에 국제적인 규모의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부산 해운대구에 오픈하는 영무 파라드 호텔을 '호텔 앤 갤러리'로 운영하며 국제적인 규모의 아트페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국 작가들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참여작가의 범위를 확대해 지역 청년작가들이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내 기업이 어디에 근원을 두고 있는지 잊어서는 안돼요. 뿌리가 튼튼해야 오래 버틸 수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의 고향이자 기업의 뿌리인 광주가 문화예술도시로 더욱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역 청년작가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이유입니다."

스테어스 아트페어 2019가 열리고 있는 대구 침산동 영무예다음 모델하우스 전경.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