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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로 베이비 부머들은 갈수록 명예퇴직의 연령이 짧아져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게 현실이다. 그들이 구직활동 기간 중에 수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어보지만 채용해주겠다는 회사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구직활동에 지치게 된 도시 사람들이 결국 창업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으나 개업하고 나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불과 10%도 안 되고 대부분 실패하고 만다. 이제는 떠밀리는 창업보다는 귀농·귀촌이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활동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 만큼 전남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지역임을 홍보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도시의 시니어들은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들 대부분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부모로부터는 아무런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하고 스스로 독립, 자수성가해야 했던 세대이다. 그러면서도 퇴직 후에는 부모를 봉양하고 공경하면서 살아야 하고, 성인이 된 자식들에게는 도움을 받기 보다는 오히려 줘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노후를 맞이하며 산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세대는 살아온 연륜만큼 강한 근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불굴의 의지가 있는 것이다. 이들이 귀농·귀촌을 결정한다면 인구가 줄어 고민이 많은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귀농·귀촌의 환경이 호락호락하다면 걱정하지 않겠으나 시니어 귀농·귀촌자는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어 대부분 재배하기 쉬운 품목에 뛰어 들 것이라는 점이 경계요소이다. 그러므로 해당 시·군에서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농번기의 농촌은 한해의 풍년을 기약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아침을 연다. 지난 세월 자기 자신과 싸움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명퇴를 선택하고 귀농·귀촌을 결정한 주위 사람들을 보면 생존경쟁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도 그들만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살아가는 방정식이 서로 달라도 본인과 아들딸, 부모님, 아내나 남편을 위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매일 개척하고 있다. 이들이 맞이한 농촌의 농번기는 한 마디로 정말 바쁘다. 아침 해뜨기 전에 무조건 일어나 농사일을 준비해야 한다. 농번기 철에 보리와 마늘을 수확해야 하고 대부분의 곡물을 파종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놓칠수록 그만큼 수확량이 감소하기 마련이다. 고구마를 심고 콩을 파종해야 하고 고추와 생강, 수수, 대파도 심어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논에 심을 모판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은 이양기로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규격화된 모판에 정제된 흙과 벼씨를 고르게 뿌려 운반하기 쉬운 장소에 모판을 만들고 시간에 맞추어 물주기를 하면 모판이 완성된다.
필자도 귀촌해서 6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매년 농번기때마다 농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고구마와 고추를 심었으며 옥수수 땅콩 생강 메주콩을 심다보니 혼자서 하기에 벅차고 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린다. 아직도 마을마다 품앗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일하는 숙련도에서 마을 사람들과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뜻 품앗이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좋아서 하는 일은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하는 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일을 해도 하루하루가 즐겁고 날이 새는 줄 모르고 매달리게 되어 있다.
농번기 때의 농촌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아침을 연다. 농번기때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할 수 있다는 긍정과 자긍심으로 버티면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 시니어라서 고된 일이겠거니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 그러면 성장할 것이고 인생이 바뀔 것이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게으름은 사람의 생각을 멈추게 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로막는다. 나이 들어 건강한 삶과 평안한 마음을 갖고 싶다면 전답을 벌면서 부지런한 태도를 갖는 것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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