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프로 동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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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광주와 프로 동계스포츠
  • 입력 : 2019. 04.18(목) 16:24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사진
 "한전은 하루 빨리 광주시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지난 17일 광주광역시배구협회를 비롯해 광주시체육회, 광주시장애인체육회 등 체육 3개 단체 관계자 800여 명이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 전력 본사 앞에서 합동 집회를 갖고 외친 구호다.광주체육인들은 한전이 이달초 150만 광주시민들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수원시와 기습적으로 한전 배구단 연고지 재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에 대해 일반 광주시민들의 공명은 크지 않아보인다. 왜 일까. 시민들은 배구단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여겨진다. 시민들은 동계 프로 스포츠팀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꽤 시간이 흘러 희미한 기억이겠지만 1997년 나산그룹이 창단한 '나산 플라망스 남자 프로농구단'이 광주 연고 최초의 동계 프로팀이었다. '광주 나산 플로망스 '농구단은 외환위기때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1999년 8월 결국 IT기업 골드뱅크에 인수돼 '광주 골드뱅크 콜리커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어 오다 2000년 5월부터 연고지가 여수로 바뀌어 '여수 골드뱅크 콜리커스' 로 , 2001년 7월부터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 농구단'으로 잇따라 구단명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광주 시민들은 염주체육관에서 나산 플라망스 선수인 김상식, 이민형, 외국인 선수 에릭 이버츠의 활약하는 모습을 두 시즌 정도 감상했을 뿐이다. 또 '여자프로농구단 신세계 쿨캣'이 1998년 여자 프로 농구 원년부터 광주를 연고로 운영되다 2006년 6월 경기도 부천으로 홈코트를 이전하게 됐다. 신세계 쿨캣은 전용구장으로 사용하던 옛 구동체육관이 없어지고 지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해 광주 연고지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 한전 배구단 광주 유치 실패로 세번째 광주 연고 프로구단 출범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그렇다고 광주체육인들이 계속 한전본사 앞에 몰려가 항의 집회를 계속하는 소모전은 안된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연고지 이전에 반대하는 선수단을 만나 설득까지 하고 나섰는데, 고민한 모습도 보여주지 않은 채 곧바로 수원시와 재계약을 해버리는 한전의 일처리 방식은 분명 상식을 벗어났다. 한전 사장이 광주시장을 만나 사태 수습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광주체육인들은 집회 참가보다는 7월 개막하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부터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힘을 보태는 게 우선이지 싶다. 한전 배구단 유치는 3년후 여건을 고려해 다시 추진하면 된다.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