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5·18 진상규명' 훼방놓기.. 참다참다 폭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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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한국당 '5·18 진상규명' 훼방놓기.. 참다참다 폭발 직전
규명위원 추천 계엄군 지휘관 검토설까지 불거져||5월단체 오늘 상경해 나경원 원내대표 항의 방문||정치권 "규명 방해세력"... 이용섭 시장도 반발 성명
  • 입력 : 2019. 01.13(일) 19:08
  • 김정대 기자
5·18 희상자와 부상자 어머니들이 지난 11일 여의도 국회 경내 도로에 서 5·18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추천을 미루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5·18 북한군 배후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위원으로 추천하려는 움직임에 더해 자유한국당은 최근 당시 진압에 나섰던 공수부대 지휘관을 위원으로 검토까지 하면서 반발을 더 키우고 있다.

참다못한 5월 단체도 결국 자유한국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반발해 국회를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도 "자유한국당은 5·18진상규명 방해세력이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발하는 5월 단체…이 시장 "완전한 진상규명" 촉구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14일 국회를 찾아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를 면담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이 하루빨리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면담이다.

이들은 나 대표 면담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도 갖을 예정이다. 기자회견에는 5월 3단체 회원 50여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나 대표와 실제 면담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나경원 대표로부터 '일정이 바빠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을 뿐 따로 약속 정한 것은 아니다"며 "만남이 불발되더라도 우리의 뜻은 분명하게 전달하고 올 것"이라고 했다.

5월 3단체 회원 50여명은 연희동 전두환 자택도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들' 회원 7명이 국회 경내 도로에 앉아 자유한국당을 향해 진상조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회 앞에서 진상조사위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천막을 치고 무기한 농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힘을 보탰다.

이 시장은 성명을 내고 "150만 광주시민들은 조사위원 추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고 급기야 5·18희생자 및 부상자 가족으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 지킴이 어머니회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고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면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며 자유한국당의 초당적 협력 하에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조속히 구성돼 국가차원의 완전한 5·18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광주시민 두번사살" 비판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위원 후보자로 당시 진압에 나섰던 공수부대 지휘관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당초 조사위원 후보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해온 지만원씨를 검토한데 이어, 당시 가해자를 후보군으로 또다시 검토하자, 진상규명 의지를 떠나 이를 방해하려는 세력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지씨 대신 육군사관학교 22기 동기이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작전에 참여한 공수부대 지휘관(대대장)을 진상조사위 위원으로 검토하고, 면담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했던 당내 일부 의원들이 지씨를 대신할 인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그 부분(공수부대 지휘관)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정치권에선 민주평화당이 앞장서서 강력하게 한국당을 규탄했다.

박지원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18 희생자와 광주시민을 두 번 사살하는 것"이라며 "국정농단의 박근혜 정부도 5·18에 대해선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강력 비판했다.

5·18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최경환 의원도 "법을 부정하고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5·18때 양민학살, 집단살해, 성폭행, 아직 규명되지 않은 많은 암매장 등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심지어 지만원에 따르면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신을 추천할 수는 없지만 배후조종할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김정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과거 국정농단을 일삼았던 박근혜 정권 하에서 새누리당보다 못하다는 말을 들어도 싸다"면서 "하루 빨리 국민이 납득할 5·18 조사위원을 추천하든지 내부사정상 어렵다면 추천권을 반납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 "불순하고 음험한 시도를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질타한 뒤 "만약 위와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반역사적인 처사로 절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고 비판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