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품은 서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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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전통을 품은 서양화
  • 입력 : 2018. 07.10(화) 17:05
  • 박상지 기자
김승근 작가의 '상생' 연작이 서울 인사동 G&J 광주 전남 갤러리에 전시된다.

1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相生-화초 환상을 그리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김 작가의 회화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화가인 김승근 작가는 흔히 보는 전통 동양화 기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여백과 먹색의 농담을 살리거나, 선과 색의 간결함과 농후한 색감을 사용하였다기보다, 화면의 배경이 추상적이거나 혼합 재료를 이용한 채색과 두꺼운 질감 표현 등은, 언뜻 서양화 기법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 그림의 내용은 전통 회화의 주제에 가깝다. 김 작가는 '상생'이라는 제목으로 일련의 연작을 발표해 오고 있다.

작가의 그림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꽃과 잎새, 송사리, 암석 등이다. 이런 소재 들은 낯설지 않은 것들이나, 언뜻 서로 어울리지 않은 공간에 함께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득 서로 속삭이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계절에 따라 맞이하게 되는 꽃 들이다. 진달래, 목련, 붓꽃, 초롱꽃, 양귀비 등 일상에서 쉽게 마주 치 게 되는 화초 들로 화려하다기 보단 소박한 느낌이다.

꽃과 함께 등장하는 송사리떼는 김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암석과 화초 사이 공간을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수풀을 헤치며 수영하는 물속을 연상하게 한다.

김 작가는 의도적으로 사물과 사물사이의 대화를 '송사리'라는 매개체로 시각화해 초현실적인 화초환상(花草幻想)을 연출했다.

김 작가는 "사물들은 그 모습과 함께 그 속에 담겨진 생명으로서의 존재를 우리에게 말하는 듯싶다" 며 "작은 들꽃의 자태나 바람에 흔들거리는 풀포기, 멋지게 드리워진 가지의 잎 새 등을 보면 무척이나 사랑스럽다"고 밝혔다.

김 작가의 작품을 평론한 김상철시는 "초기 그의 작품은 현대 도시에서의 일상에 대하여 현대인의 불확실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 혹은 무기력한 권태로움 등 정신적 공황 상태의 단면을 부단히 추구했으나 김승근의 작품세계는 또다른 관심의 전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작가의 관심은 이제 현재의 상황에 대한 해석과 참여에서 이른바, 전통적인, 혹은 그것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정신적인 어떤 것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