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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을 이긴 광주정신.” 지난 13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만민공동회’에 현수막이 걸렸다. 1980년, 무도한 군사정권을 타도했던 광주광역시는, 2025년 공권력을 남용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12·3 계엄을 물리쳤다.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던 광주시민들은, 지금 다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지방이 살아 숨 쉬는 새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어느 때보다 혹독한 재정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2025년 광주시 본예산은 7조 6070억원으로 사상 최대지만, 재정자립도 35.52%는...
2025.04.23 17:51“나에게 고마워야 할 필요는 없고, 사회에 있는 것을 주었을 뿐이니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회에 갚아라.”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감사 인사를 드리러 간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에게 김장하 선생이 하신 말씀이다. 문 전 재판관은 어렵고 힘든 대학 4년 동안 장학금을 주신 선생의 이 말씀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한다. 이 한 문장이 오늘날 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법조인이 되는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처럼 조용히, 그러나 깊은 울림을 남기며 나눔을 실천해온 어른이 우리 지역에도 계신다. 전 남화토건 대표인 최상준 회장이다. ...
2025.04.22 18:08올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전 세계가 대혼돈과 불확실성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슬로건으로 작년 11월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관세폭탄은 세계경제의 근본 축을 뒤흔들고 있다. MAGA의 기저에는 ‘미국 우선주의’가 자리잡고 있으니, 동맹국에 대해서도 배려와 관심이 없다. 2차 대전 이후, 80년간 국제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이 국제협력을 포기하고, 자신의 국익만을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 NATO 등 전통...
2025.04.22 17:46온 천지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지금은 꽃보다 신록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아름다운 것도 한 때이고, 우리 마음도 영원하지 않다. 사랑은 늘 움직인다. 초봄엔 여리고 가는 꽃눈을 숭앙했었다. 단단한 가지의 껍질 속에 어쩌면 저러한 것이 나올 수 있을까 신기하고 대견해했던 것이다. 연한 꽃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첫사랑처럼 마음이 설렜다. 환하게 세상을 밝히는 벚꽃의 인디안 핑크는 매혹적인 일본 기생을 연상하게 한다. 어린 시절 신작로에서 우연히 마주친 하얀 분칠하고 빨간 입술꼬리를 살짝 올린 화려한 기모노 차림의 기생의...
2025.04.22 17:144월 말에서 5월 초는 대부분 학교의 중간고사 시즌이다. 이 기간 학구열이 높다고 알려진 아파트 단지나 학원 근처의 카페에 학부모들의 이용 빈도는 현저히 낮아진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시험 공부를 지원하기 위해서 마트에서 장보는 시간도,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는 개인 시간도 줄이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에 모든 것을 제쳐두고 공부에만 올인 하는 풍경은 중·고등학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생들도 대학 도서관을 비롯하여 분위가 괜찮은 동네 카페에 모여 공부에 매달린다. 시험기간엔 자리 잡기도 힘들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다....
2025.04.21 18:1646억년 지구의 역사, 탄생 이후 다양한 지질시대를 거쳐 인류는 1만1000년 전 시작된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locene) 시대를 살고 있다.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 기후가 온화해지면서 인류는 알맞은 기후와 풍부한 물, 그리고 맑은 공기 속에서 인류 문명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금 지구는 안녕할까. 4월 22일은 ‘지구의 날’로, 지난 1970년 미국의 일반 시민들이 이날을 ‘지구의 날’이라 명명했다. 그 후 지구의 날은 세계적 환경 캠페인으로 퍼졌다. 그로부터 55년, 올해 지구의 날 전후도 세계 각처에서 건강한 지구를...
2025.04.21 17:57지난 글쓰기 수업 시간에 한 청소년이 제출한 글의 한 대목이다. (그 사람은 대안학교에서 5년간 뛰어다니다가 지난 겨울, 고3이 되어 처음으로 논술학원에 등록했었다.) “나는 논술이 내 생각이 들어가는 글쓰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두 달간 내가 배웠던 논술은 예시 답안을 얼마나 비슷하게 쓰냐의 차이였다. 내가 써야 하는 모범답안은 이미 존재한다. 그러면 나는 대체 뭘 써야 하나. 단순하다. 내 생각은 일체 제외하고, 그 답안과 최대한 비슷하게 쓰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작성한 답안의 내용은 다 똑같다. 그저 단어 ...
2025.04.20 18:192025년 4월 16일, 우리에게 11번째 봄이 찾아왔다. 11년 전 그날, 우리는 약속하고 다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진실을 인양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그런데 지금, 그 약속과 다짐은 어디에 있는가. 마치 하늘이 우리에게 잊지 말라고 호통이라도 치는 듯 11일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그리고 16일, 사고 엿새 만에 실종된 근로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품에 돌아왔다. 또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에서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세상을 ...
2025.04.18 09:52“섬은 바다 위 고립된 땅이 아니라, 희망을 키우는 삶의 터전입니다.” 신안군 지도읍 선도(蟬島). 매미를 닮은 작은 섬, 지도 밖 외딴섬으로 불리던 이곳이 어느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른 봄이 시작되는 ‘수선화의 섬’이 되었다. 200만 송이의 황금빛 수선화가 바람 따라 물결치고, 꽃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만 명이 찾아오는 변화의 중심에 선도라는 이름이 있다. 인구 220명 남짓 작은 섬 선도, 그 시작은 소박했다. 현복순 여사, ‘수선화 여인’, ‘수선화 할머니’라 불리던 한 어르신이 집 앞을 하나둘 수선화로 채워가며 ...
2025.04.17 17:2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했던 강경한 태도를 버리고 중국을 제외한 국가의 상호관세를 유예했다. 중국의 수출 품목 중 스마트폰 등은 사실상 관세를 면제하는 조치도 취했다. 가히 트럼프다운 모습이다. 트럼프는 미국 내·외의 반발 등으로 고통을 참아야 한다고 말했던 입의 침이 마르기도 전에 달라진 태도를 보임으로써 그의 민낯을 세계에 드러냈다. 즉흥적인 관세 쇼를 전 세계를 상대로 펼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대혼란을 일으키더니 역시 즉흥적으로 후퇴하면서 적당한 선에서 관세 쇼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25.04.17 09:132014년 4월 16일, 오보와 함께 희망이 절망이 되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나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골든 타임이 지날수록 불안과 초조가 엄습했다. 이제는 시신이라도 발견되기를 희망했다. 끝내 5명의 시신은 수습되지 못했다. 이렇게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 얼마 전 목포해상케이블카를 가는 도중 먼발치에서 세월호의 잔해를 보았다. 그 당시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필자는 사고 다음 날 바다를 앞둔 팽목항으로 갔었다. 그곳에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힘든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
2025.04.16 18:41구례군 문척면 금정리 367-3번지. ‘남바람꽃’이 옹기종기 살아가는 서식지다. 다섯 마리 봉황이 지리산을 향해 날아간다는 오봉산(五鳳山) 기슭이다. 다섯 봉우리가 늘어선 모습이 마치 병풍 같이 펼쳐져서 아늑하다. 옆으로 섬진강이 흐르고 환상적인 벚꽃 터널이 전개돼 풍광조차 아름답다. 남바람꽃은 이곳을 비롯해 국내 4곳에만 자생한다. 귀한 야생화를 지키기 위해 ‘구례남바람꽃보전위원회’ 21명이 애지중지 관리하고 있다. 검푸른 새 잎이 올라오고 있다. 질서정연하게 퍼져 자리 잡고 있다. 반갑다. 고맙다. 감사하다. 작년에 이식한...
2025.04.16 18:06지난 3월 엄청난 산불이 경북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3월21일, 경상북도 의성군의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강한 서풍을 타고 삽시간에 확산되었고, 동해안에 위치한 영덕군까지 번졌다. 필자는 당시 대구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울리는 재난 속보 알람으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다행히 산불의 피해가 대구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장기간 이어진 건조한 날씨로 인해 산불은 무려 150시간 동안이나 꺼지지 않았고, 3월28일이 되어서야 주불 진화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가...
2025.04.15 17:56‘담양’은 1018년 고려 현종 때 담양이라는 지명이 도입된 이래 고려 말~조선 초부터 전라도 중심지로 발전해 왔다. 태종실록에 따르면, 조선태종 13년(1413년)에 전라도 ‘도절제사영’이 나주에서 담양으로 이전되었다는 언급이 있다. 이 말은 담양이 지금으로 말하면 당시 도청소재지였다는 말이다. 이후 ‘도절제영’이 ‘감영’(각 도 최고 행정기관)으로 변하면서 감영은 ‘전주’로 이동했다. 그러나 담양은 여전히 ‘부(府)’ 로서 중요한 지역의 하나였다. 즉 담양은 종 3품 ‘부사’가 발령이 되는 ‘나주목’과 동급의 주요...
2025.04.15 17:56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액을 보면 대부분 풍수해가 차지한다. 2004~2018년 행정안전부의 재해연보에 따르면 연평균 피해액은 5432억원이고 복구액은 1조320억원으로 2배 이상이다.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갈수록 자연재해 강도는 커지고 빈도는 증가할 것이다. 이상기후와 도시화로 도심지역의 침수 증가, 가뭄으로 인한 수자원 부족, 도시 열섬 현상은 심각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의 물순환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기후변화의 적응 방안을 마련해야 ...
2025.04.14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