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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2일 저녁, 서울에는 눈이 내렸다. 봄꽃이 한창이던 시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 눈은, 단순한 이상 기후를 넘어 기록적인 사건으로 남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는 1907년 공식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8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된 4월 중순의 눈이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눈이 내리기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낮 기온이 20도를 넘나드는 완연한 봄날이었다는 점이다. 당일 서울에는 최고 0.6㎝의 눈이 쌓였으며, 이는 4월에 내린 눈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적설량이라고 한다. 기상청은 이러한 이례적인 현상이 한반도 북...
2025.05.27 13:16필자는 이번 학기 지역의 거점국립대 사범대 학생과 교직이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사회학’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교육사회학은 각 사회의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욕망 등 교육과 개인 및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의 순기능과 역기능 등 제도로서의 교육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교육과 평등, 교육열과 학력경쟁, 공교육, 교육격차, 젠더, 평생교육 등 교육 현실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 함께 학령인구 감소, 세계화와 정보화 등 사회 변화의 흐름에 따른 교육 현상들을 토론하고 연구한다. 최근 해당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2025.05.27 12:576·3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다.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고, 후보자들의 방송 토론도 진행됐다. 기후환경과 생태계와 관련한 공약들도 유력 후보들을 중심으로 제시됐지만, 치열한 쟁점으로 부각되지는 않는 듯하다. 기후위기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지구적 과제 중 하나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며, K-컬처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룩한 나라지만, 기후환경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은 ‘기후위기 대응’ 평가에서 항상 꼴찌 그룹을 맴돌고 있다. 위기의 확실한 해법인 재생에너지 보급률 또...
2025.05.26 13:38‘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전편을 모두 아우르는 종결판을 내놓았다. 29년만의 마침표다. 1996년 이래 장장 8편을 이어 달려왔고, 30대였던 주역배우 톰 크루즈가 60대가 되었으므로 종결할만도 하다.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12번째 찾은 톰 크루즈가 인터뷰에서 “시리즈의 정점”이라 언급함으로써 과연 종결일까 의구심을 남겼지만, ‘007 시리즈’와 함께 아날로그 정서를 담아 이어온 첩보영화는 더 이상 참신하지 않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액션 첩보영화의 막내림답게 2시간 50분에 걸친 러닝타임, 다수의 IMF...
2025.05.26 10:50복지는 행복한 삶의 조건을 만드는 일이고, 장학은 꿈을 잃지 말고 공부하라고 격려하는 일이다. 모두 인간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 터 잡는 일인데, 복지와 장학 업무를 하다 보면 ‘복장’ 터지는 일이 많다. 올해 세 가지 장면을 추려 본다. 장면 #1. 꿈드리미. 4월 17일 교육청 기자회견이 있었다. 꿈드리미는 원래 학생 한 명당 1년에 약 100만원씩 바우처를 지급하는 보편복지인데, 보건복지부와 협의과정에서 ‘선별복지’로 제한을 받게 되었다. 보건복지부와 맞서든 사업을 새로 기획했어야 하는데, 선별 복지 모양새로 보편복지를...
2025.05.25 14:50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음 주부터 투표가 시작된다. 사전투표는 5월 29일과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본 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투표일정을 먼저 밝힌 이유는 보다 더 많은 시민들께서 투표에 참여해주시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단순히 어떤 정당이 정권을 획득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가 아니다. 3년 전 대선 결과 0.73% 차이를 되돌리는 선거 정도로만 이해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 대선은 지난 3년동안 권력을 사유화하고, 불법적인 계엄령을 ...
2025.05.22 16:16필자는 연초 주민복지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주민들의 복지 증진과 더불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광주광역시 동구는 고령·여성·아동의 대표적인 ‘3대 친화도시’로 위상을 확고히 다지며, ‘사람 중심의 인문도시’, ‘나눔과 소통이 활발한 공동체’라는 비전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문득 질문이 생겼다. 과연 우리 동구에서 장애를 가진 주민들은 얼마나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더불어 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물...
2025.05.22 16:16올해 2월 전라남도 영암군은 15살 특별한 청소년을 영암군민으로 맞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나영(가명) 양이다. 나영 양은 부모의 이혼으로 3살쯤 베트남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중학교 1학년까지 마친 후 3년 전인 2022년 한국에 돌아왔다. 더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길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영 양은 어머니와 함께 영암군에서 살면서, 주소는 아버지가 있는 충남의 한 지자체에 뒀다. 경제적인 형편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암군은 2024년 말, 충남 한 기초지자체 복...
2025.05.22 16:15주변을 돌아보면 주식이든 코인이든 투자자는 많은데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유가 뭘까. 개미 투자자가 승자가 되지 못하는 몇 가지 습관이 있다. 흔히 주변에서 듣는 푸념은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올라서 마치 누군가가 내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투자는 타이밍의 예술인데 개미 투자자들은 다수가 매수, 매도 타이밍을 거꾸로 잡는다. 공포와 탐욕 때문이다. 투자의 대원칙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파는 것이다. 시장이 타오를 때는 한없이 올라갈 것 같고 시장에...
2025.05.22 09:13계엄 이전에 오피니언 리더들에 해당되는 각계 분들과 식사를 나눈 자리에서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그 사람이 나와서는 떨어질 것이다” “도덕적으로 불안한 자가 아닌가” “밑바닥 출신에 사법 리스크가 있어 끝까지 가지도 못한다.” 이런 말들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매우 비판적이고 냉소적이었다. 문득 노무현 대통령을 돕던 때가 떠올랐다. 최고학부에 최고권력을 거쳤던 국회의원이었던 분은 내게 “그런 무식한 사람을 뭐하러 돕냐, 어차피 되지도 않을 것이다”며 노무현 후보를 무시했다. “아닙니다. 시대가 달라졌어요. 나중을 위해서 같이...
2025.05.21 10:5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의 저서 ‘소년이 온다’의 배경지로 알려진 옛 광주적십자병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980년 5월,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로 수많은 시민이 피를 흘렸다. 도청과 가장 가까운 병원이었던 광주적십자병원은 순식간에 부상자들로 넘쳤다. 상상하건대 열 개 남짓한 응급실 병상은 금세 포화 상태가 되었고, 복도까지 부상자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적십자 의료진과 직원들은 열흘간 쉼 없이 시민이나 군인을 가리지 않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헌신했...
2025.05.20 17:45서울에 사는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언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울먹이는 동생 목소리에 언니는 말이 없다. “나도~~” 5월이 깊어간다. 입하(立夏)에 활짝 핀다고 하는 이팝나무가 하얀 쌀밥을 온 천지에 내놓았다. 풍요롭고 풍성한 계절이다. 온 가족이 다투어 피어나는 꽃들 속에서 행복한 웃음 나눠야 할 5월이다. 5월은 분명 사랑의 계절 한가운데 있다. 집안 가득 빨간 카네이션 꽃바구니와 초록색 화분들 위로 5월의 환한 빛이 반짝거린다. 그런데, 무언가 없다. 특히 엄마가 없다. 내게 엄마가 필요하다....
2025.05.20 17:43‘세븐 베일즈’와 같은 예술영화의 특성은, 개인적으로 좀 졸립다. 베일에 싸인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고, 감독이 장치한 알레고리를 파악하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열중해야하는데, 여튼 졸립다. 그래도 이야기가 사실이고 현실이라면 정신이 번쩍 난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밤이다. 그 시간쯤 한국 사정을 모른 채 인천공항에 도착했을까 싶은 지인에게 ‘대통령이 미쳤나봐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 짤막한 글이 불굴의 의지로써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그를 일순간에 무너지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날 TV화면에 비친...
2025.05.19 15:26물은 문명의 형성과 발전을 이끈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예로부터 물은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산업,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계되며 인류 문명의 기틀을 마련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수돗물과 정수 시스템이 보편화되면서 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 최근 울산, 경북, 경남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기후변화가 초래한 물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기간의 강수 부족과 고온·건조한 기후, 강풍이 맞...
2025.05.19 13:56새미씨는 야간 10시쯤 되어서 퇴근한다.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버스에서 지친 몸을 내려서 약 15분 정도 골목길을 걸어서 집으로 간다. 항상 골목길은 음침하고 불안하다. 오늘도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그때 멀리서 반짝이는 경찰봉 물결이 춤을 추면서 다가온다. 우리동네 자율방범대다. 수호천사가 따로 있나 너무 반갑고 감사하여 눈물이 핑돈다. 감동이다. 주민들이 동네를 오다가다 마주치는 곳이 있다. 우리 동네 골목길 한 귀퉁이에는 00동 자율방범대라는 컨테이너박스 초소가 놓여 있다. 밤이면 천장 모서...
2025.05.19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