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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는 2024년을 ‘지방소멸 극복 원년’으로 삼고 출산, 양육, 교육, 주거, 복지 등 생애 전 주기적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현재 가장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는 교육. 실제 지난달 30일 전남도는 순천·여수·담양·구례·곡성·화순·함평·영광·장성·해남 등 전남 10개 시군이 ‘교육발전특구 2차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 1차에서 선정된 7개 지역을 포함하면 22개 시·군 중 총 17개 지역이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된 것으로 ‘전국 최다’ 성과다. 이에 오...
2024.08.19 18:23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가을 기운에 접어든다는 입추가 지난 지 십여 일이고, 처서가 낼모레인데 폭염의 기세는 당최 사그라들줄 모른다. 입맛이라곤 전혀 없지만 지인의 권유에 냉면을 먹고 들어오는 길. 등골을 서늘하게 하고 뒷머리 땡땡치는 기계 바람이 싫어 잠시 걸을까 했는데, 웬걸 몇 걸음도 채 가지 못해 온몸에 다시 땀이 스민다. 땡볕에 마실도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다. 별 수 없다. 다시 사무실 에어컨 아래로 피신할 수 밖에. 겨우 한숨 돌리려니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이나, 삽상한 그늘자리에서 부채를 부치는 납...
최도철 미디어국장2024.08.18 17:44“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전어나 듬뿍 썰어달라고 하자/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고 하자…/가을에는 사람의 몸속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슬픔 있으니/그 빈자리에 가을 전어의 탄력 있는 속살로 채우자/맑은 소주 몇 잔으로 우리의 저녁은 도도해질 수 있으니….” 정일근의 시 ‘가을 전어’는 읽을 때마다 맛있고 멋지다. 8월 하순, 바다에서 갓 잡은 전어를 뼈째 썰어 된장에 찍어 먹는 맛은 고소하고 달짝지근하다. 가을을 앞두고 슬그머니 빠져나간 마음의 빈자리를 맑은 소주 몇 잔으로 위로받겠다는 감성도 아름다움의 극...
2024.08.15 17:061968년 전국에 몰아닥친 극심한 가뭄으로 큰 피해가 있었다. 밭작물 뿐 아니라 조림사업이 한창일 당시, 뿌리가 채 자리 잡기 전에 나무들이 전부 말라죽을 위기에 처했다. 황폐화된 산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려던 계획도 위기를 맞은 것이다. 하나 둘씩 말라비틀어져 가는 나무를 차마 방치할 수 없었던 한 남자는 물지게를 지고 산을 오르내렸다. 물을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물을 구하려 다녔다. 누가 봐도 물을 지고 산을 오른다는 건 무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물지게를 놓지 않았다. 어깨가 피투성이가 될 정도였다. 이를 지켜...
2024.08.13 17:27저녁 반찬 거리를 사러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갔다. 겸사겸사 간식거리도 골랐다. 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 주전부리는 어느새 카트를 가득 채웠고, 본래 목적인 반찬은 카트 맨바닥에 찌부러져 보이지도 않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하지만 양심은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물건을 올려놓는데, 죄다 제로 칼로리였다. 제로 음료, 제로 아이스크림, 저당 과자 등이었다. 몸매 관리 차원에서 평소 먹거리를 살 때면 성분표를 자주 보는데, 제로 문구가 적혀있으면 그런 귀찮음도 덜 수 있다. 살이 안찔거라는 믿음 덕이다. ...
2024.08.12 18:101950년대 미국 갱 집단들 사이에서 용기를 과시하는 위험한 게임이 유행했다. 양쪽 참가자가 차를 타고 좁은 도로 양쪽 끝에서 서로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마주 달리는 것이었다. 두 명 중 충돌하기 전 먼저 핸들을 꺾는 쪽이 지는 경기다. 핸들을 먼저 꺾은 사람은 겁쟁이라는 뜻의 ‘치킨’으로 몰려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 받았는데, 여기에서 치킨게임(chicken game)이란 말이 유래됐다. 치킨 게임은 그야말로 ‘이판사판’의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될 때 떠오르는 표현이다. 20세기 후반 미국-소련의 극단적인 군비경쟁을 비꼬...
2024.08.11 17:48“나에겐 너무 큰 영광이고 행복이다.” 1981년 4월 3일,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오픈카를 타고 카퍼레이드에 오른 배드민턴 선수 황선애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 해 4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며 ‘동양의 혜성’으로 떠올랐던 황선애.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는 나흘 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됐던 세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까지 석권했다.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덴마크 르네 코펜을 만나 2세트, 단 3점만 내주고 20분만에 끝낸 2대 0 완승이었다. ‘황선애가 골목길 놀이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배드민턴을 엘리트 스포츠로 격상시켰다’...
2024.08.08 17:14한 종편채널에 방영되는 ‘백반기행’. 전국을 돌아다니며 푸근한 밥상과 함께 본 아저씨를 기억하는가? 반세기를 만화와 함께 한 한국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 화백이다. 허영만의 만화세계를 집대성한 전남도립미술관의 기획초대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가 최근 개막해 또 한 번 전시 흥행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번 전시는 개관 이래 지역작가 작품세계를 조망하고자 한 전남도립미술관이 여수 출신 허영만 화백을 초대하면서 마련된 자리다. 종이 안의 세계로만 존재했던 2차원의 풍경들이 전시콘텐츠로 확장되는 서사가 꽤 흥미롭다. ...
2024.08.07 17:295개의 금메달. 당초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2024파리올림픽 목표치였다. 하지만 매회 경기가 열릴때마다 금메달 수는 늘었고 예상 수치의 2배의 수확을 걷었다. 6일(오후 5시기준) 현재 한국 대표팀이 거둬들인 메달은 금 11개, 은 8개, 동 7 등 총 26개로 전체 순위 6위에 올랐다. 금메달 13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지난 2012년 런던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 두 자릿수를 다시 찍었다. 대회 일정이 절반을 갓 넘어선 상황인 만큼, 금메달 개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지난...
2024.08.06 17:44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일파만파다.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가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판매자(셀러)는 자금난에 빠지고, 소비자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티메프 사태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이다. 상품권 선 판매와 정산 대금을 줄 수 없음에도 계속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이 닮은 꼴의 사기 형태다. 폰지 사기는 새 투자자 돈으로 기존의 투자자 배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이다. 아랫돌 빼어 윗돌 괴는 식의 ‘돌려막기’ 사기다.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됐다. 찰스 폰지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2024.08.05 16:59제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헌법은 국가의 원초적 존재 이유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 명시했다. 그중에서도 생명 보호가 일차적이다. 단순히 자연재해, 전쟁으로부터만 국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지키는 것도 국가의 책무인 것이다. 지난 2022년 5월, 윤 대통령은 취임 당시 헌법 제69조 명시된 취임서를 낭독했다.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
2024.08.04 16:38“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아름답고 힘이 있다.” 지난 2022년 타개한 이어령 선생이 마지막까지 천착했던 화두는 ‘눈물’이었다. 죽음을 앞두고도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이어령.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말’을 노트에 써내려가면서 그가 발견한 것은 ‘눈물 한 방울’이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작은 눈물방울이 품은 관용과 사랑에서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씨앗을 봤다.” 2022년 6월 발간된 그의 유고집 ‘눈...
2024.08.01 17:24잠 못 이루는 밤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푹푹 찌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밤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열대야는 본래 기상용어가 아니었다. 일본의 기상 수필가 쿠라시마 아츠시가 1966년 저술한 ‘일본의 기후’를 통해 처음 사용됐다. 이후 일본기상청이 하루 최저기온 25도 이상인 날을 열대야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쓰는 용어와 기준을 그대로 도입했는데, 2009년부터 열대야 발생 기준을 하루 최저기온에서 밤 최저기온(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으로 변경했다. ...
2024.07.31 18:39당일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출근 전까지 신선식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세상이 온지 오래다. 대형 유통업계가 ‘로켓·새벽·당일배송’ 등을 통해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언제든지 받아볼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각종 할인까지 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런 호사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대형 유통업계의 편리한 퀵(quick) 서비스는 대도시에서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인구감소가 심각한 농어촌은 사정이 다르다. 주거지 주변의 상권이 없어 일정 거리 이상을 이동해야 식료품을 살 수 있는 ...
2024.07.30 16:50“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24시간 동안 사용자에게 모바일로 필요한 앱을 제공하겠습니다.” 10여년 전, 인터넷 업계에는 다수의 작은 기업들이 모여 커다란 비즈니스 플랫폼을 형성하는 ‘벤처연합 모델’이 급부상했다. 사용자의 24시간을 함께하는 ‘종합 모바일 포털’을 추구한 ‘옐로모바일’도 대표적인 벤처연합군 형태의 회사였다. 2년 만에 70개사를 인수·합병할 만큼 공격적인 M&A를 진행한 옐로모바일은 투자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엄청난 투자를 이끌어 내며 출범 1년 만에 쿠팡 다음으로 대한민국 2번째 유니콘 기...
2024.07.29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