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60년대에서 80년대까지 한국영화를 이끈 1세대 은막의 대스타였던 윤정희씨가 천상의 무대로 옮겼다. ‘영화는 내 인생이고 아흔까지 카메라앞에 설 것’이라는 그의 꿈도 알츠하이머 병마가 앗아갔다. 그의 부음에 SNS에서는 추모의 글들이 이어졌다. 윤정희씨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9일 79세의 일기로 별세, 영면에 들어갔다. 산업화의 거센 물결속에서 힘겨운 삶터를 지켜가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남성들을 명연기로 위로해준 영원한 배우가 지구별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영화는 내인생이고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카메라 앞에 서겠다”며 ...
2023.01.24 16:16경찰이 연말 연시 음주운전과의 전쟁중이다. 경찰청은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와 협조해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새해 1월말까지 전국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작년까지 감소하던 심야시간대(오전0시~오전6시) 음주 운전 교통사고 비율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해제 영향으로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서다.지난 2일 새벽 운전면허취소수치인 음주 상태의 40대 운전자가 몰던 SUV가 광주 서구 쌍촌동 5·18기념문화센터 정문으로 돌진해 출입문·시설물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에서 지난해 12월 26일부...
2023.01.19 16:562023년 계묘년은 토끼해이다. 60년만에 찾아온 ‘검은 토끼’의 주인공은 1963년생이다. 63년생은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1기(1955년~1963년)에 태어나 인구 증가에 일조를 한 이들이다. 가정마다 조부모, 부모, 4~5명의 동기간 등 대가족의 틈바구니에서 물질적으로 부족해도 ‘가족이 재산’이라는 가족 사랑을 배웠다. 1980년대 대학을 다녔으니 586세대로 통한다. 토끼띠, 586세대는 농업중심에서 산업화라는 국가적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각기 다른 영역에서 치열하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담당한 이들의 보통명사이기도 하다. 198...
2023.01.17 15:37“황금주, 백자주, 송주, 예주, 죽엽주, 이화주, 오가피주, 앵무잔 호박배에 가득 부어 술을 권해 올리는 모습 그것이 어떠합니까.” 고려시대 경기체가 ‘한림별곡’ 중 한 대목이다. 고려 고종2년(1215년) 한림의 유생들이 무신집권 하에서 향락적, 유흥적 풍류를 뽐내며 생활감정을 읊은 내용이다. 4장에 나온 내용으로 술 이름도 7개나 된다. 한림별곡 이전까지 술은 단지 ‘맛좋은 술’ ‘달콤한 막걸리’ ‘신라의 술’ 등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림별곡 이후 술의 캐릭터를 유추할 수있게 됐다. 고려시대 문헌에는 ...
2023.01.16 10:25우리 전통 문화인 ‘김장’은 겨울 밥상에 올릴 저장용 김치를 입동(入冬) 전에 많이 담가 두는 일이다. 김장에는 평소 보기 힘든 가족과 이웃들이 한데 모여 담근 김치를 서로 나누며 유대를 강화시키려는 한국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김장 문화’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3월8일 당 대표 선출을 앞둔 국민의힘에서 ‘김장’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 간의 이른바 ‘김장연대’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을 얻어 ‘윤심(尹心)’주자로 발돋움하려는 김 의원을...
2023.01.15 14:20새해가 열리자마자 정부와 광주지역사회가 뜨겁게 부딪혔다.교육부가 최근 고시한 개정 교육 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명시되지 않은 이유에서였다.교육부가 지난해 12월22일 확정해 고시한 ‘2022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 한국사2의 ‘대한민국의 발전’ 대목에는 배워야 할 내용인 성취 기준 하단에 제시된 학습 요소 항목에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표현이 빠진 것이다.지난 2018년 7월 개정된 한국사 교육과정에는 초등 사회에서 3차례, 중학교와 고교 교육과정에서 각각 2차례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됐었다.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
2023.01.12 16:04대한민국 서남쪽 맨 끄트머리 섬 가거도는 영락없는 ‘절해고도(絕海孤島)’다. 뭍에서 600리나 떨어졌으니 지도를 들여다봐도 제주도 만큼이나 한참은 멀게 보인다. 시절이 좋아져 지금은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3시간이면 닿는다고 하지만, 예전 돛단배 타고 다닐 때는 순풍이 불어와도 일주일은 꼬박 걸렸다고 한다. 어지간한 일 아니면 오고 갈 엄두조차 나지 않을 멀고도 먼 길이다. 육지에서 멀다 보니 가거도 사람들은 6.25 전쟁이 터진 것도 몰랐다고 한다. 왜 저 멀리 뭍에서 대포소리가 쿵쿵 나고, 시신들이 바닷물에 떠내려오는지 ...
최도철 기자2023.01.11 18:30코로나19 바이러스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중국이 ‘위드 코로나’ 일환으로 자국민들의 해외 여행 자유화와 중국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격리 조치 완화 등 빗장을 걷어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전세계는 출입국이 자유로워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많아진 것이 반가우면서도 내심 입국자들의 감염원 차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과 직면하고 있다. 팬데믹 4년째 코로나19가 노년층에는 치명적임을 실감한다. 인공호흡기 또는 에크모(체외막 산소 공급장치) 등 치료를 받는 코로나 위중증 환자는 대부분 60세 이상이다. 지금까지...
2023.01.10 15:29문자로 기록된 인류 최초의 문서는 세금 장부였다고 한다. 지난 1990년대 후반, 독일 고고학연구소 귄터 드라이어 교수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작은 점토판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상형문자를 발견했다. 해독 결과 문자는 기원전 3300여 년 전, 왕에게 세금으로 바친 기름항아리 숫자와 이를 바친 사람의 이름으로 밝혀졌다. ‘기원전 3000여 년을 전후해서 등장한 인류의 문자생활이 창조 욕구보다 세금 부과 등 지배층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 시작됐다’는 것이 발굴을 주도했던 귄터 교수의 주장이다. 기원전 2400여 년 전, 수메르에...
2023.01.09 16:53“La cucaracha, la cucaracha ya no puede caminar porque no tiene, porque le falta marihuana que fumar~.(라 쿠카라차 라 쿠카라차 야 노 뿌에데 까미나르 뽀르께 노 띠에네, 뽀르께 레 팔따 마리화나 께 푸마루)” 멕시코 민요인 ‘라 쿠카라차(La cucaracha)’의 한구절이다. 라 쿠카라차는 1910년부터 1920년까지 진행됐던 멕시코 혁명 당시 노동요나 민중가요로서 뿐만아니라 농민혁명군의 군가로서 애창되던 노래이다. 스페인어인 ‘라 쿠카라...
2023.01.08 17:04부부로 보이는 팔순 어르신 두 명이 골목길을 위태롭게 지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두 분의 거동을 통해 의중은 쉽게 간파됐다. 먼저 할머니가 선발 대원이 되어 빙판으로 변한 길중 얼음이 녹은 지점을 일일히 확인한 뒤 길 한 편에 쪼그려 앉아 있는 남편에게 오라는 손 짓을 하고, 두 손을 부여잡은채 길이 4m, 폭 3m 될 성 싶은 ‘마의 구간’을 벗어났다. 계묘년 새해 벽두인 지난 5일 오전 광주 도심 거리 풍경중 한 장면이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최심 적설량 40cm 기록한 광주지역이 폭설 후유증으로...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kisoo.lee@jnilbo.com2023.01.05 18:12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거나 남의 위세를 빌려 위엄을 부린다는 뜻이다. 오늘날 이 말은 주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권위를 빌려 남을 등치는 행위를 비유한다. ‘전국책 초책’ 우화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인 기원전 4세기 초 초나라 선왕 때의 일이다. 당시 초나라는 재상 소해휼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었다. 어느날 선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북쪽에 있는 여러 나라들이 우리 소해휼을 두려워하고 있다 하는데 그게 사실이요?”라고 물었다. 이 때 선왕이 등용한 위나라 출신인 강을이 “그렇지 않습...
최동환 기자 2023.01.04 17:26“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총알이 떨어진 주인공은 프랑스 병사의 가슴팍에 칼을 꽂았다. 죽어가는 그를 바라보던 주인공이 돌연 연민을 느끼며 살려 보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그 병사는 결국 숨을 거둔다. 병사의 군복 안주머니를 뒤져보니 그의 아내와 자녀 사진이 나온다. 그가 인쇄공이었음도 알게 된다. 주인공은 허공에 대고 외친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는 이미 죽은 뒤였다. 독일 작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반전 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1928)’가 최근 세번째 영화...
박간재 기자 2023.01.03 13:28마스크 착용을 바라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동양에선 방한용이나 보건용으로 마스크를 많이 쓴다. 감염병이나 미세먼지, 꽃가루,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용도다.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반면, 서양에선 가면이나 복면, 탈과 같이 인식한다. 얼굴을 가리는 행위로 받아들여져 공공장소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면,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를 떠올리게 된다. 또 아프면 직장을 쉬는 문화가 잘 정착돼 있어 범죄자가 아니라면 감염병 환자로 생각한다.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2023.01.02 13:002023년이 밝았다. 다시 365개의 귀한 선물이 쥐어졌다. 운이 좋다면 사건 사고 없이 이 선물들을 다 까보고 다른 해를 맞이 할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를 돌아보니, 참 할 말이 많다. 세상이 이렇게 쉽게 변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광주시민으로서는 과히 즐겁지 않은 해였다고도 할수 있다. 연초에는 신축 아파트가 무너지는 끔직한 광경을 생생히 목도해야 했고, 뒤이어 정권이 바뀌면서 지역화폐가 날아가 버렸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코 앞까지 닥쳐왔다. 서울에서는 축제를 즐기려던 사람들이 대거 압사해 사망했...
노병하 기자 2023.01.01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