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식 놓고 지역민 의견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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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전남 국립의대’ 설립 방식 놓고 지역민 의견 ‘봇물’
●나주 동신대서 첫 도민 공청회
도민 400여명 참석 뜨거운 관심 반영
‘캠퍼스-병원’ 단일·복수 설립 등 제기
취약지 고려·지역 의료원 활용 요구도
9일까지 서부·동부권지역 공청회 진행
  • 입력 : 2024. 08.07(수) 18:05
  •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전남국립의대 도민 의견수렴 공청회가 7일 동신대학교 혁신융합캠퍼스에서 에이티커니와 법무법인 지평 주최로 열린 가운데 도민들이 추진 방향에 대해 듣고 있다. 나건호 기자
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놓고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남 국립의대 설립 정부 추천 용역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은 7일 나주 동신대학교 혁신융합캠퍼스에서 첫 도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주, 장성, 목포, 무안 등 각지에서 400여 명의 도민들이 참여하는 등 전남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날 공청회는 정부 추천 공모 추진 및 방향과 공모 추진 계획, 공모 완료 후 절차 소개, 도민 의견 수렴 등 순으로 진행됐다.

에이티커니코리아 김승민 팀장은 “지역 내 의료체계 완결성 구축, 도민의 건강권 확보, 지역의 상생 발전 도모, 공정성·객관성·전문성 확보 등 4대 원칙을 바탕으로 현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현재 설립방식선정 위원회는 ‘단일 캠퍼스-단일 병원’, ‘단일 캠퍼스-복수병원’, ‘단일 캠퍼스-복수 병원 인수·협력 운영’ 등 여러가지 방안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용역사는 이달까지 설립방식선정위원회를 통해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설립 방식을 결정하고, 미추천 대학 및 지역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9월부터는 사전3단계 절차를 진행한 뒤 10월 말 추천 대학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어진 도민 질의응답에서는 △대학병원 신설 장소 △순천·강진 의료원 활용 방안 △의료취약지역 고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장흥 주민 윤승중씨는 “도민 입장에서는 의대 설립보다는 대학병원이 어디에 설립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 도민 박수정씨는 “의과대학과 병원을 권역별로 나누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모든 대학병원의 평가 기준에 임상 및 수련과 학생들의 접근성 등이 있는 만큼, 의대와 대학병원은 단일 병원, 단일 캠퍼스로 함께 설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이티커니 오병길 파트너는 “설립위원회에서도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꼽혔다. 다양한 방안들이 나왔으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의대와 병원은 동일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미선정 지역 소외는 해소되지 않으므로, 다양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정기호 강진의료원장은 “도민들이 모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 등 전남도가 가지고 있는 기존 자산을 활용해 동서부권 양쪽에 병원 두 곳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주 시민 이유정씨 또한 “강진의료원과 순천의료원의 확대 또는 개편이 경제적으로도, 도민들을 위해서도 적절한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무안 주민 박일선씨는 “순천대의 응모 거부가 지속되면서 공모가 흐지부지될까 염려된다. 순천대가 끝까지 공모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용역사의 입장이나 대안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오 파트너는 “미참여에 따른 공정성 해소를 위해 공청회를 열었고, 인터뷰와 설득 작업까지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혹여 단일 응모가 된다 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응모 대학이 통과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적정성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부에서 전남도에 추천을 일임한 만큼, 모든 절차를 거부하고 단독으로 공모를 진행한 대학과 공모에 참여한 대학의 결과는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도민은 “전남 국립의대 설립은 무엇보다 공공성이 중요하므로, 의료취약지에 설립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국립의대가 지역사회 건강 안전망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의료취약지역 지표를 바탕으로 한 총체적인 지역 선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지역 의료진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지역인재 선발을 통한 인재 육성 및 확대 등 제도적인 방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안에 거주하고 있다는 최동순씨는 “무안에 거주하고 있으나 아플 때마다 목포까지 간다”며 “최근 제주대 병원이 여러차례 의사를 모집했으나 결국 충원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설립도 중요하지만, 의료진 및 인프라 확충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공청회는 8일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9일 전남 동부지역본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