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천 동천교 일대에서 최근까지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이 진행됐다. 정승우 기자 |
![]()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천 동천교 일대의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 구간이 최근 내린 장맛비로 토사가 대규모로 유출됐다 . 정승우 기자 |
23일 오전 찾은 서구 광주천 동천교 일대.
지난 주말 쏟아진 호우로 인해 토사가 휩쓸려간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과 맞닿아 있는 산책로는 빗물이 고여있고 진흙밭으로 변해 발이 푹푹 들어가기도 했다.
공사 현장 건너편에서 산책을 하는 시민들은 있었지만 토사가 유출된 구간을 오가는 시민들은 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토사가 쌓여있는 곳을 우회하거나 산책을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인근 주민 임지영(60대)씨는 “이곳은 자주 산책을 하는 곳인데다 앞 징검다리는 매일 이용하고 있다”며 “비가 오기 전에 수해 예방 공사를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 쓸려갔다. 또 비가 온다고 하는데 그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문모(66)씨는 “공사가 언제 끝나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불편하다”면서 “지금도 공사 구간 산책로 환경이 엉망인데 장마 대책조차 제대로 안 세우고 있어 호우가 쏟아지면 공사 현장 전부가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이곳에서 진행 중인 공사는 분류식 하수처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중앙오수간선관로 정비사업’으로 하수처리 효율과 광주천 수질 개선을 목표로 광주천 우안 무진교~광천2교 부근까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총 사업비는 490억원으로, 국비 143억원(30%), 시비 347억원(70%)이 투입됐으며, 사업은 A-Line1구간과 2구간으로 나눠 진행됐는데 1구간은 공사를 마쳤고 2구간은 지난 2023년 6월 착공돼 세 차례에 걸쳐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천교 쪽이 바로 ‘A-Line 2구간’이다.
이곳은 장마 전 부터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됐던 곳이다. 지난 5월까지도 중장비 등 각종 자재들이 장기간 적치돼 산책로를 이용하는 데 큰 불편을 겪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하천점용허가 조건에 따라 홍수기 시작 전인 지난 21일까지 중장비, 모래주머니 등 자재들을 모두 철거하고, 장마 기간 토사 유실이 우려되는 일부 구간에 하천관리청의 지시에 따라 하천과 맞닿아있는 호안을 가림막으로 덮어 놓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런 보강조치로는 턱도 없었다. 단 이틀간의 비로 인해 토사 유출은 물론이고 가림막 조차 휩쓸려가 찾아보기도 힘든 상태다.
광주시 관계자는 해당 구간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장마기간 강우 전후로 지속적으로 예방 활동을 진행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호안 부분이 손상되면 즉시 장비를 투입해 복구할 계획”이라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시민들은 “예방을 할때 제대로 하지 않으니 결국 세금을 더 투입해 이중으로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저 토사를 치우는 것도 세금이고 다시 대책을 세우는 것도 세금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행정이 어딨느냐”고 성토하고 있다.
한편 장마는 24일 다시 시작된다. 이번 비는 전국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며 광주·전남에는 24일 새벽부터 25일까지 비가 내릴 예정이다. 예상 강수량은 20~60㎜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