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도심 뒤덮은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 연기. 연합뉴스 |
23일 한국환경공단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대기정보시스템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후 2시경 대기 중 납(Pb) 성분 농도가 1세제곱미터(㎥)당 18나노그램(ng)으로 측정됐다. 이는 호남권에서 측정된 연평균 농도인 6ng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다른 유해 중금속인 니켈(Ni)도 18일 오전 2시께 3ng이 검출돼, 연평균 농도인 1ng보다 3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는 화재 전까지 호남권 대기에서 검출된 중금속이 대부분 기준치 이내였던 것과 비교해, 화재 이후 오염도가 급격히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납은 신경계와 소화기관에, 니켈은 피부 및 호흡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금속이고 두 물질 모두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재 직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도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초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기준치인 76㎍/㎥를 훌쩍 넘긴 124㎍/㎥를 기록했으며, 같은 시각 미세먼지도 기준치인 151㎍/㎥를 넘어선 180㎍/㎥로 측정됐다.
화재 당시 발생한 검은 연기가 도심 상공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주민들은 호흡기 이상 증세와 낙진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민관합동 조사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민관합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화재로 연소된 화학물질의 종류와 양, 대기 및 수질오염 측정 결과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화재로 생계와 일터를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생계 지원 대책과 고용 유지 방안도 반드시 마련돼야 하고 지역 경제에 미친 피해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대응책이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준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