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시교육청의 관내 공·사립 고등학교 68곳의 지필평가 재시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모두 239건의 재시험이 치러졌다. 재시험은 학교 내에 구성된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실시되는데, 지난해 재시험 사유로는 ‘정답 없음’이 10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출제 오류 75건·복수 정답 14건·문항 전재 3건·시험 범위 오류 2건 기타 36건 등이다. 재시험이 잦은 교과목은 과학 68건·사회 66건·수학 48건으로 3과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국어 27건·영어 16건·기타 14건 등이다. 문제는 재시험 사례가 매년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22년 164건·2023년 197건에서, 지난해 239건으로 많이 증가했다.
재시험 증가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선택 과목의 폭이 넓어진데다 내신과 성적평가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험 오류에 대한 즉각적인 이의신청과 관련 민원이 증가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재시험은 학생들이 시험 문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의신청 접수가 완료되면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한다.
현행 대입 체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의신청을 받아 심의를 거쳐 재시험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특히 재시험 증가는 지역 고교들의 시험관리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학교 내신과 학사 관리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재시험 관행을 이대로 되풀이해선 안 된다. 재시험의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학교와 교사 스스로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