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질적인 어선 사고 막을 대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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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질적인 어선 사고 막을 대책은 없는가
여수 백도 해상서 서경호 침몰
  • 입력 : 2025. 02.09(일) 17:29
여수 앞바다에서 비보가 들려왔다. 9일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17㎞ 해상에서 저인망 어선인 139톤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부산 선적)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4명 중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 상태다. 실종자 가운데 3명은 해상에서 목격됐다는 진술과 나머지 3명은 침몰한 선박 내부에 있는 것으로 해경 측은 내다봤다.

해경은 경비함정 24척, 항공기 13대, 유관기관 7척, 민간어선 15척 등을 동원, 실종자 수색을 벌이고 있다. 얼음장 같은 바다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적’처럼 구조가 이뤄지길 바란다. 제22서경호는 1996년 건조된 배로 선령이 오래됐지만 한 번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침몰 원인은 아직 파악되진 않고 있지만 조업 복귀 중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당시 제22서경호는 조난신호조차 보내지 못한 짧은 시간에 침몰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해역은 기상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제22서경호가 행방불명된 여수 하백도 해상에는 오전 3시까지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해경은 “항해 중 바람과 파도에 선체가 전복됐다”고 봤다. 이날 오전 제22서경호의 선사 사무실이 있는 부산 서구의 한 건물에는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됐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부산에서 가족의 구조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렸고, 사망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어떻게, 어떻게 사냐”며 통곡했다. 당국과 선사는 실종자 수색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 다음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서야 한다. 어선 전복 참사가 되풀이되는 현실에 참담함을 감출 수가 없다. 해양 어선 사고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한 해에 3000건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리한 조업 탓도 있지만 과연 정부 차원의 예방대책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어선 사고는 후진국형 인명피해다. 공염불에 그친 예방대책부터 뜯어고치는 게 필요해 보인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길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