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1시17분께 나주 동강면 장동리의 한 농장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37분여만에 진화됐다. 나주소방 제공 |
8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한 점포에서 전기히터가 가동되고 있었지만, 점포 내부에 사람이 없어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이 우려됐다. 윤준명 기자 |
8일 오후 찾은 광주 서구 양동시장.
최근 광주·전남지역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짐에 따라, 양동시장 상인들 대부분은 기름난로나 전기히터 등 온열기구를 가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재고를 나르거나 손님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난로 등을 꺼두지 않고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보였고, 손님들이 통행하는 과정에서 히터의 전선이 발에 채거나, 난로 본체를 몸으로 건드리는 등 아슬아슬한 광경이 빈번하게 목격됐다.
특히 제품이 담겼던 스티로폼이나 종이상자와 같은 가연성 물질이 온열기구와 가까이 놓여있는 것도 부지기수 였다.
양동시장은 화재 취약지역이지만, 외부와 분리되지 않은 점포의 특성상 겨울철 난로와 히터 등 온열기구에 대한 의존이 매우 큰 곳이다. 당연하게도 대형 화재 발생 위험 역시 매우 높다.
이런 부주의는 대부분 화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2년~2024년)동안 광주·전남지역에서 발생한 겨울철 온열기구 화재사고는 △광주 19건(재산피해 약 8881만원) △전남 120건(재산피해 약 14억9606만원) 등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만 연평균 46회 이상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에도 추워진 날씨 탓에 온열기구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화재 사고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나주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1시17분께 나주 동강면 장동리의 한 농장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37명과 차량 13대를 동원해 약 2시간37분만에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 사고로 창고 내부와 감 900상자가 소실되는 등 약 5662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감 저장·선별장에서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던 중 사람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불씨가 가연물에 연소 확대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온열기구 사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2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1시32분께 순천 와룡동의 한 컨테이너 창고에서 불이 나 컨테이너 1개 동이 전소되고 화목보일러 및 집기류가 소실되는 등 약 82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8시11분께 완도 보길면의 한 주택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에 의해 33분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보일러실과 일부 집기류가 소실돼 약 138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다행히 두 건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소방당국은 온열기구 과열 및 사용 부주의 등으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난방기구 주변 인화물질 제거’, ‘용량에 맞는 콘센트 사용’, ‘미사용시 전열기구 전원차단’,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등 온열기구 사용 시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배승용 조선대학교 소방재난관리학과 교수는 “건조하고 추운 겨울철은 온열기구 사용이 늘고, 가연물질이 불에 타기 쉬운 조건을 갖춰 화재 발생의 우려가 높다”며 “온열기구 사용 시 가연물과의 거리를 이격해서 적재하는 등 사용자가 올바른 사용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있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