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중호>'전남청사 도민공간 개선사업’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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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중호>'전남청사 도민공간 개선사업’을 마치면서
이중호 전남도 청사관리팀장·기술사
  • 입력 : 2024. 12.03(화) 17:53
이중호 전남도 청사관리팀장
전남도청이 광주에서 무안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지 어느새 20여 년이 되어간다. 2005년 8000여 명이던 남악신도시 인구도 6만여 명을 넘어가고 있다. 중앙공원과 김대중 광장, 수변생태공원과 같은 주민을 위한 공간도 곳곳에 생겼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삶의 여유를 찾고 공연 등 문화생활도 즐기고 있다.

하지만 도 청사 공간은 넓은 부지에도 불구하고 이용하는 주민이 그리 많지 않다. 행정업무 공간에 대한 출입이 통제되면서 도민들의 윤선도 홀(1층 로비) 체류시간은 현격히 증가했으나, 도민 편의시설 부족으로 말 그대로 ‘체류’에 그쳐왔다.

이에 전남도는 노후한 도정홍보관 등 공간을 도민들에게 휴식·정보·문화공간으로 제고하기 위해 ‘북카페 등 도민공간 개선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도민들의 민원 소통 창구인 ‘도민행복소통실’을 기존 북향에서 남향으로 이전 배치하고, 기존 ‘도민행복소통실’ 자리를 북카페로 리모델링했다. 아울러 소공연장, 도청갤러리, 디지털 도정홍보관과 도민 맞이방 등 여러 편의시설을 만들었다.

공사 추진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투입되는 예산 대비 효율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하루 평균 400여 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위한 공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고, 이후 김영록 도지사와 전남도의회의 든든한 뒷받침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건축의 3대 요소인 ①기능(機能, Function), ②구조(構造, Structure), ③미(美, Aesthetics)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건축물의 용도에 맞는 기능에 충실하면서 구조적으로 안전해야 하며, 디자인 측면에서는 주변 환경과 조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야 좋은 건축물이 될 수 있다.

“건축은 사람의 생활양식을 담는 그릇”이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도청사가 공직자들의 업무를 담는 그릇이었다면, 이제는 도민들의 삶을 담는 그릇, 도민의 일상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전남도는 앞으로도 도 청사를 도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힘쓸 계획이다. 현재 청사 진출입 개선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우회도로 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차량 723대를 수용할 수 있는 민원인 전용 주차타워를 2026년 6월까지 건립하고 청사 앞 모두누리 광장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신라의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서 패배한 백제의 궁궐(건축물)을 평가한 글귀로 마무리할까 한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