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곤 광주MBC 사장이 8일 오후 사옥에서 열린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옥 화재에 대한 공개 사과를 하고 있다. 광주MBC 제공 |
김낙곤 광주MBC 사장은 지난 8일 사옥에서 열린 창사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당시 언론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고 광주 학살의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국민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비록 그동안 말하지 못했지만 구성원들은 광주MBC가 시민들에 의해 불에 탄 직후부터 사죄의 마음을 간직한 채 남들보다 5·18 보도와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제작에 더 진심으로 노력해 왔다”며 “열과 성을 다해 5·18 진실 찾기에 남들보다 더 진정성이 있었기에 오늘날 지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진한 5·18 진상 규명과 부족한 광주 정신의 보편화를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며 “어느 무소불위의 권력일지라도 굴하지 않고 언론의 양심을 지켜나가겠다. 사회의 공기로서 사명을 다하고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광주MBC는 1980년 5월19일 오후 7시 텔레비전 로컬 뉴스를 폐지하고 서울 뉴스를 수중계했으며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도 건전 가요나 가곡을 선곡했다. 이날 오후 전남북 계엄분소에서는 군중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무마용으로 광주 소재 각 방송사에 게엄분소장 발표문을 방송토록 했다.
언론 검열관은 보도 책임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장군들께서 방송국 협조가 형편없다고 한다”며 협박했으며, 이날 서독 분데스리가 프로축구 중계 화면에는 자막으로 발표문이 나갔다.
이후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다음 날인 20일 오후 궁동에 있던 광주MBC는 불길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계엄군은 물러가라”, “관제언론 MBC를 불태워라”라며 진실을 외면하는 광주MBC를 질타했으며, 이 화재로 사옥이 전소된 바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